중국에서 판화작가로 유명한 리판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팝아트를 중국식으로 해석해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 보인 왕광위 등 중국 현대 미술 1세대 작가군과 달리 리판은 주변인물과 개인의 사생활에 관심을 기울인다. 전시의 주제는 ‘성(性)’. 살색을 떠오르게 하는 연분홍색을 주로 써 에로틱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과감한 성적 표현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아직도 검열이 심한 중국에서 제대로 전시를 해 보지 못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지금도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라며 “지난해 북경에서 개인전을 열었을 때 당 간부가 와서 걸린 작품을 모두 떼내라고 해 결국 3점만 걸고 전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판화보다 아크릴과 유화 작업을 주로 하는 그가 한국 개인전을 위해 최근작 30여점을 준비했다. 한지에 아크릴로 그린 작품은 중국 수묵화의 붓터치가 살아있어 자칫 퇴폐적으로 흐르기 쉬운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중앙미술학원 교수이면서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작가인 그는 한국 갤러리와 손잡고 세계 무대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뉴욕에서 전속작가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동양미술이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비전이 마음에 들어 흔쾌히 함께 작업하기로 결정했다.” 전시는 2007년 1월 5일까지. (02)723-6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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