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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변하고있다] 현장에서 온 편지

이글은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올해초 5급 말단직원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전입, 한달동안 국민연금관리공단 수원지사 민원센터에서 근무중인 李漢濬(39·사진)씨가 PC통신에 올린 글을 축약한 것이다.99년1월 희망찬 새해 벽두를 맞았다. 희망차다는 말의 의미가 요즘 나에게 여느 해와 다른 진정한 의미로 각인된다. 의보공단을 퇴사, 연금공단에 새로 입사한지 1개월이 지나면서 내 마음은 충만한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차 있다. 가슴 벅차게 넘쳐나는 직장생활의 즐겨움이 있어 나는 이글을 쓴다. 처음 입사해 국민연금에 대해 받은 첫 인상은 「고객만족을 지향하는 국민연금」이란 구호가 구호만이 아닌 실천 그자체였다는 것이다. 연금공단 직원들은 한결같이 친절했다. 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여기서 나는 정말 국민연금에 정말 잘 왔다는 말을 안할 수가 없다. 몇일전 출근길이었다. 다른 날 보다 출근시간이 빨랐는데 모차장님을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다. 그분의 손에는 서류뭉치가 들려있었다. 『(집에까지 갖고 가신걸 보니)바쁘시죠?』『내가 할일이니까 집에서라도 끝내야죠』 나는 순간 가슴이 찡해졌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의 표본이었다. 내가 찾고 있던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일에 한번 파묻혀 미쳐보고 싶었다.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일에 전념하고 몰두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는 것은 진정 행복한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나는 요즘 정말 신이 난다. 어디서든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연금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이 괜시리 말을 붙였다고 후회할 만큼 신바람 나게 설명한다. 그런데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 실직상태로 지역연금에 가입됐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지내던중 반환일시금이라도 찾아 어떻게든 어려운 고비를 넘겨보려고 찾아왔는데 반환일시금 지급이 안된다는 설명을 듣고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돌아서는 민원인의 뒷모습을 볼 때가 있다. 이 때는 따라나가서 손이라도 마주잡고 함께 울어주고 싶지만 야속하게도 나는 다음 번호를 호출한다. 반면 보람있는 일도 있다. 시골스런 아주머니가 아들과 함께 반환일시금을 찾으러 오셨다가 두세번만 더 불입하면 연금을 받을 수도 있는 연령인데 직장을 그만두고 단순히 연금불입액을 찾아갈 수 있다는 내용만 알고 계셨는데 자세히 설명을 하면 고맙다며 그냥 돌아가신다. 물론 판단과 결정은 본인들이 하는 것이나 우리는 민원인들에게 자세히 알려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의보에서 국민연금으로 전직한 많은 동료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서로 격려하며 4월1일 전 국민연금 확대사업이 성공적으로 시작되기를 기도한다. 특히 한발 앞서 국민연금에 발을 딛고 좋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며 묵묵히 일을 해오신 모든 선배, 동료들께 깊이 고개숙여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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