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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이마트 수수료분쟁 파국으로
입력2004-09-01 10:33:10
수정
2004.09.01 10:33:10
비씨카드-이마트 수수료분쟁 결국 파국으로
비씨카드와 이마트가 수수료 인상에 대한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가맹점계약 해지라는 파국을 맞았다.
양측은 적정 수수료 원가 등에 대해 제대로 협상도 하지않은 채 정면 충돌의 길로 접어들어 애꿎은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게 됐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들은 서로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 `출혈경쟁'이 수수료 분쟁 초래
가맹점과 카드사간의 수수료 분쟁은 카드사가 호황기를 누리던 지난 2000∼2001년 카드사가 벌였던 출혈경쟁에서 비롯됐다.
삼성카드와 LG카드로 대변되는 재벌계 카드사들은 당시 정부의 내수진작과 규제완화 정책에 발맞춰 그룹 계열사인 유통.전자업체들과 제휴 등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다.
재벌계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구 국민카드(현 KB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도하고 있던 카드업계 판도를 일거에 뒤집고 업계의 선두주자로 등극했다.
이 때문에 구 국민카드와 외환카드, 비씨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어쩔 수 없이 치열한 경쟁대열에 합류하면서 카드사간 과당경쟁이빚어졌다.
당시는 호황기여서 현금서비스로 막대한 수입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가맹점과의 제휴 등을 통해 회원 확대에 열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를 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경쟁적으로인하했다. 가맹점 부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현금서비스 수익으로 충분히 막을 수있었을 뿐만 아니라 회원만 늘리면 막대한 수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불량자 급증과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최대 수익원인 현금서비스비중이 급감하면서 카드사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게 됐다.
카드사들은 경영난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지난 2002년말부터 신용판매 위주로영업구조 정상화에 나섰지만 출혈경쟁 당시 턱없이 낮게 책정했던 가맹점 수수료로인해 경영정상화가 벽에 부닥치게 됐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미래의 시장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벌였던 출혈경쟁이 유동성위기와 경영난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카드사 수수료 현실화 `난항' 거듭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신용판매 위주로영업구조 정상화에 나서면서 대형 가맹점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재벌계 카드사인 삼성카드가 제휴사인 이마트, 홈플러스를 대상으로 수수료 인상에 나서면서 수수료 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카드는 올초까지만 해도 카드사가 주장하고 있는 가맹점 평균 수수료인 2.3%(매출액 기준)보다 훨씬 낮은 1% 수준의 수수료를 이마트와 홈플러스로부터 받아왔다.
삼성카드는 이마트, 홈플러스를 상대로 집요하게 수수료 인상을 요청해 결국 1.5% 수준으로 수수료를 올렸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지만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이후 비씨카드.KB카드.LG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할인점 등 대형 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현실화에 나서면서 양측간 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카드사와 가맹점들은 지난 5∼6월 시민단체인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소시모) 중재로 적정 수수료 원가 분석 등 협상에 나섰지만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카드사들은 소시모 중재가 불발로 끝나자 개별 가맹점별로 수수료 현실화에 나섰지만 가맹점측의 반발로 지금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수수료 인상 강행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협상 분위기 조성이 사태해결 `관건'
수수료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조성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그동안 수수료 분쟁을 빚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상실, 공식적인 협상조차 갖지 못한 채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더군다나 이마트가 비씨카드와 KB.LG카드 등 카드 3사를 담합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양측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YMCA 등 시민단체들은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이견이 워낙 커 자율적인 협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부가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YMCA 서영경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정부도 지금의 수수료 분쟁 사태에서자유로울 수 없다"며 "카드사와 가맹점의 분쟁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므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은 현재로선 사태해결을 위해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분쟁이 악화되면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정용화 부원장보는 "수수료 문제는 카드사와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제한뒤 "감독당국의 목적은 금융사의 건전성 유지, 이용자보호에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사정이 달라지게 된다"고 말해 개입가능성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입력시간 : 2004-09-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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