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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노인용 LTE요금제 왜 없나”

최저 3만4000원부터 시작 "소비자배려없다" 지적… 방통위 권고에도 출시 미뤄


직장인 김 모(53) 씨는 최근 자녀의 성화에 못 이겨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사주기 위해 통신사 대리점에 들렀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3세대(3G) 요금제와 달리 LTE 요금제에선 청소년을 위한 요금제가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 통신비도 부담스러운데 LTE 요금제는 고등학생 자녀가 쓰기엔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가 치열한 LTE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TE 요금제에는 청소년ㆍ노인층을 위한 전용 요금제가 따로 없다. 기존 스마트폰 청소년 요금제의 경우 1만9,000원과 2만4,000원짜리 저렴한 요금제가 있다. 기본으로 포함되는 데이터 100~300메가바이트(MB), 조절해 쓸 수 있는 음성통화량(초당 2.5원)으로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기에도 알맞았다. 하지만 LTE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3만4,000원이다.

65세 이상 노인층을 위한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3Gㆍ2G 요금제에는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요금제가 마련돼 있었으나, LTE 스마트폰을 쓰려면 더 비싼 요금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내년 1분기께 청소년ㆍ노인용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SK텔레콤과 KT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위해 선택형 스마트폰 요금제ㆍ청소년과 노인들을 위한 요금제를 출시할 것을 권고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늑장 출시'라는 지적이다.

LTE 요금제는 청소년과 노인뿐만 아니라 20~40대 소비자들로부터도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는 5만원대 기본료에 음성통화 300분, 데이터무제한이 포함됐다. 반면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의 5만2,000원짜리 LTE 요금제는 음성통화량 25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대로 구성됐다. 음성ㆍ데이터 통화량이 추가되긴 하지만 한시적인 프로모션의 일환이다.



LTE 통신망 구축이 아직 덜 돼 전국 어디서나 LTE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방에 사는 LTE 가입자들은 특히 "LTE 서비스는 거의 이용하지 못하면서도 비싼 요금을 낸다"는 불만이 많다. LTE 통신망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서는 LTE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도 느린 3G망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통사에서는"LTE는 서비스 초기인 만큼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는 LTE가 3G보다 5배 빠르다는 점만 강조하는 LTE 광고를 내보내는 동시에 가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LTE 스마트폰을 구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광고나 대리점 직원의 권유만 믿고 LTE 요금제에 가입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비싼 LTE 요금제를 승인해주면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물가안정대책으로 내놓은 기본료 1,000원 인하안마저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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