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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저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골치 아픈 존재였다. 맥아더가 한국전쟁 종결 방안을 놓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자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마침내 그를 해임했다. 트루먼의 전임자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도 맥아더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맥아더는 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군비 현대화의 필요성을 수시로 강조했다. `대공황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루스벨트 대통령과는 잦은 충돌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맥아더는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음 전쟁에서 미국의 아들들이 열악한 무기 때문에 적탄에 쓰러질 때 가장 먼저 저주를 내뱉는 대상은 대통령, 그 다음이 군(軍) 지휘부일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원화가치도 계속 오르자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출마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보다도 더 급한 게 있다. 바로 성장잠재력 확충이다. 원자재 값이나 환율은 세계적인 실물 또는 금융 상황에 따라 수시로 등락을 되풀이한다. 성장잠재력이 튼실하면 원자재 가격 변화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교육은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존 나이스빗, 기 소르망 등 미래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교육이 바로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실제로 높은 교육열은 한국이 지난 70년대 이후 고도성장을 지속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의 교육열은 예나 지금이나 뜨겁다. 공교육으로 모자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로 한해에 285만원을 퍼붓는다. 교육열은 높지만 교육의 질은 떨어진다는 게 우리의 문제다. 기업들은 “대학이 애프터서비스도 안되는 저질 인력을 양산한다”고 수시로 불만을 터뜨린다. 그렇다고 대학이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수들은 “교육의 목적은 못난 사람을 잘나게 만드는 것”이라며 “현행 교육제도로는 못난 사람을 잘나게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키워드는 바로 `자율`과 `경쟁`이다. 그러나 정부는 학생 선발 등 교육 전반에 걸쳐 학교의 자율권을 외면하고 있다. 교육의 질이 계속 떨어지면 성장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먼 훗날 우리 경제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때 우리의 아들딸들은 과연 누구에게 먼저 저주를 퍼부을까. <정문재 경제부 차장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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