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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시각장애 대학생에 교수가 전자확대기 선물
입력2003-06-05 00:00:00
수정
2003.06.05 00:00:00
최석영 기자
40대 시각장애 대학생이 교수로부터 학업에 필요한 전자확대기를 전달받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대 법대 03학번 김용광(41)씨는 5일 법대 안경환 학장이 모금을 통해 마련한 시각장애인용 전자 확대기를 전달받았다. 지난 84년 망막색소변성과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김 씨는 돋보기를 이용해도 책읽기가 버거운 3급 시각장애인으로 어려운 여건 아래에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씨가 전달받은 전자 확대기는 받침대 위에 책을 올려 놓으면 광학장치를 통해 모니터에 글씨가 확대 표시되는 장치로 깨알같은 육법전서를 읽어내야 하는 김 씨에게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아원 출신으로 생활비 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그로서는 500만원에 이르는 고가 수입품 확대기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김 씨는 입학 후 법대 안경환 학장과의 면담에서 동료 학생들이 1시간 공부해야 할 분량을 돋보기를 써가며 4∼5시간씩 공부해야 하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김 씨가 정상적으로 공부하려면 전자 확대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안 학장은 평소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지인들에게 김 씨의 사정을 알리고 도움을 청해 5명으로부터 전자 확대기 구매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안 학장은 “장애인 학생이 대학에 적응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완벽하게 가동되기 전까지는 교수들이라도 나서서 학생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입학 당시 사법고시에 합격해 장애인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김 씨는 “아직 고시 공부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계획은 세워 놓았다”며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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