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화, 중동 카타르에 공장 건설 본격화 시장 선점·경기하강 대비 '겹포석'LG화학·한화등 업계 중동 진출 잇따를듯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호남석유화학의 중동 카타르 현지 공장 건설은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중동시장을 선점하고 국제 유화경기의 하강국면에도 대비하겠다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석유화학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중동 지역에 진입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중동지역 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글로벌 시장 입지 강화=호남석화의 카타르 진출은 공급자로서 마지막 블루오션에 참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는 2011년까지 에틸렌 생산 설비 증설 계획(3,536만톤) 중 53%인 1,880만톤이 중동지역에 몰려 있는 가운데 아시아지역은 42.2%(1,492만톤)로 2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동지역이 한국과 일본에 이어 신증설에 공격적인 중국을 제치고 석유화학 공급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2011년 중동지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3,147만톤(전세계 점유율 20.2%)으로 세계 석유화학제품 공급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게 된다. 호남석화는 이런 세계 공급기지에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물론 향후 중동지역 내 유화 제품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남석화가 카타르 현지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한국에 들여오기보다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국 등에 수출하는 영업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카타르 등 중동지역이 최근 급격한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후방 산업의 발전으로 중동지역 내에서도 자체 소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화업계 구조조정 새로운 대안=호남석화의 카타르 진출은 석유화학경기의 하강 국면에 대한 새로운 해법으로도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유화 업계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했지만 호남석화는 원료 시장을 겨냥해 카타르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화업계는 나프타 등을 원료로 기초 유분인 에틸렌을 생산해왔지만 호남석화는 나프타 가격의 30% 정도에 불과한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하게 된다. 호남석화는 여기서 생산된 에틸렌을 유럽과 중국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유화 경기 하강에 대비해 석유화학 부문 통폐합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룹은 호남석화ㆍ롯데대산유화ㆍKP케미칼 등 3사에 대한 합병 기준일을 2009년 1월1일로 확정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미 2009년 1월1일 인적 구조조정 없는 합병법인을 출범시킨다는 계획 아래 3사에 대한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합병회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할 3사의 통합 또는 KP케미칼을 제외한 2사의 합병 등에 대한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중동 러시 잇따를 듯=호남석화의 카타르 진출로 LG화학과 한화 등 다른 유화업체들의 중동 진출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원유를 통해 생산되는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유화제품의 생산원가 역시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프타에 의존한 생산방식은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나프타 가격은 수급불균형으로 2008년 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동지역의 나프타 공급량은 2,900만톤인 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요는 3,100만톤으로 200만톤의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유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동 진출은 가격경쟁력 면에서 상당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LG화학과 한화 등 다른 유화업체들도 이 같은 차원에서 중동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력시간 : 2007/07/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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