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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발생후 치료보다 예방 힘써야
입력2003-11-10 00:00:00
수정
2003.11.10 00:00:00
박상영 기자
11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이사장 홍영재 연세의대 안과교수ㆍ사진)가 제정한 `눈의 날`이다. 안과학회는 올 눈의 날 주제를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 예방`으로 정하고 전국 병ㆍ의원별로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특히 11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과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는 녹내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심해야 할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질병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한 대국민 강좌를 연다.
◇녹내장이란 무엇인가=만성적으로 안압이 높아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고 그 결과 시야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녹내장이다. 그러나 세가지 요소가 다 충족되지 않아도 녹내장으로 진단된다. 예를 들면 안압이 정상에 비해 높지 않아도 시신경, 시야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정상안압 녹내장`,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안통(眼痛)ㆍ두통ㆍ시력저하 등 급성증상이 있는 증상을 `급성 녹내장`이라 부른다.
의학적으로 정의하면 녹내장은 녹내장성 시신경손상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높은 안압은 녹내장성 시신경손상을 초래하는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며 다른 요인으로는 시신경 혈류이상이 있다.
◇왜 중요한 질병인가=방치하면 환자 자신도 모르게(급격히 안압이 상승하지 않으면 대부분 환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시신경 손상이 진행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말기에 가서야 환자는 이상을 느끼게 된다.
계속되면 모든 시야가 안보이게 되어 실명에 이른다. 현재 의술로는 녹내장으로 망가진 시신경을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드문 병인가=그렇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회복될 수 없는 실명을 초래하는 가장 흔한 안질환에 속한다.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가역적 실명원인의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전체인구의 0.5~4%를 차지하며 전세계적으로 약2,200만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이중 500만명은 녹내장으로 실명, 전세계 실명원인 15%를 차지한다.
국내 보고에서도 전인구의 2% 정도의 유병율을 보이는데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약90~100만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20~30만명 정도이므로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도 증가하는데 40대에서는 매년 0.1%씩, 80대라면 매년 거의 10%가량 늘어난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는 계속 늘고 이로 인한 실명도 급증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떻게 진단ㆍ예방하나=의료비절감과 사회적인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그리고 개인의 행복추구를 위해서는 병의 발생 후 치료가 아닌 병의 예방과 조기진단이 효과적이다.
진단이 쉽지도 않고 간단하지도 않은 것 같지만 회사 등에서 매년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녹내장 가능성이 높은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안압을 측정해보면 알 수 있다.
안압측정은 여러 방법이 있지만 비접촉안압계를 사용한다면 약30%의 녹내장 환자를 1차 검진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숙련된 전문의가 시신경 사진을 촬영해 확인한다면 다시 30%의 환자를 더 진단할 수 있다.
치료법 어떤 게 있나
녹내장은 완치할 수 없고 평생 약물ㆍ레이저치료ㆍ수술법 등으로 안압을 조절해 시신경 장애를 최소화 할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추적관찰과 적절한 치료만이 남아있는 시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약물요법은 크게 점안약과 내복약이 있으며 보통 1~3 종류를 함께 사용한다. 각각의 점안 약을 최소 5분 간격으로 넣는 것이 좋으며 한 종류의 약이 한 방울만 눈에 들어가면 충분하다. 개봉 후 1개월 이상 된 약은 변질됐을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점안 후 잠을 자듯 2~3분간 눈을 가볍게 감아주면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레이저 요법은 녹내장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난치성 녹내장이라면 모양체 광응고술을 시행해 효과적으로 안압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이나 레이저 요법으로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 국소마취 하에 수술을 시행한다.
기존 방수유출로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다른 유출로를 눈 속에 만들어 안압을 조절한다. 때에 따라 방수유출을 돕는 관을 눈 속에 넣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술은 이미 장애를 받은 시신경을 복구 시키지는 못하고 더 이상의 진행을 막기 위해 시행된다. 수술을 받았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에도 계속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경우에 따라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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