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가치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가령 백화점에서 옷이 잘 팔리는 것 같으면 패션업종에 주목하고, 슈퍼에서 술이 잘 팔리면 주류업종을 사는 식이죠. 여기에다 주가 수준만 확인하면 그게 바로 가치투자입니다." 가치투자의 전도사인 김민국(사진) VIP투자자문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경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개인투자자들도 얼마든지 가치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득 유명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에 나오는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Anyone can cook)'는 말이 떠올랐다. 김 대표가 정의하는 가치투자란 단지 기업가치에 비해 낮게 거래되고 있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결국 누구나 가치투자를 할 수 있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좋은 기업을 판별해 낼 수 있는 '눈'이 있다는 말과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투자를 어려워하는 것은 '파랑새'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개인들은 자신이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기업들은 외면한 채, 전혀 내용을 모르는 업체들만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능 인터넷 강의 열풍이 불 때 만약 투자자 자신이 학부모나 선생님이었다면 메가스터디에 주목해야 한다"며 "또 자신이 약사인데 특정 약품이 잘 팔리고 또 특정 회사의 영업사원이 친절하다면 해당 제약사의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자신의 직업과 환경을 투자에 연결 시키기만 해도 대박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다 현재 주가가 싼지 비싼지, 또 실적이 좋은지 안 좋은지 여부만 판단하면 훌륭한 가치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실제로 예로 들은 종목은 경남지역 소주업체 무학과 패션업체 LG패션ㆍ한섬이다. 부산에서 소주하면 원래 '시원소주'였는데 요즘은 무학의 '좋은데이'를 많이 먹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자 실제로 무학의 주가가 올랐고, 백화점에서 LG패션과 한섬의 의류가 인기가 있다는 얘기가 회자되자 주식시장에서도 역시 상승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가 가치투자의 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른바 차ㆍ화ㆍ정으로 대표되는 대형주들이 장을 선도하면서 우량 중소형주들은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형주는 이미 많이 올라서 잠재상승여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하지만 중소형주는 최근 2~3년간 처참하리만큼 소외를 받았기 때문에 상승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소형주라고 해서 무조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라는 말은 아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다고 해서 올라가는 계량적인 재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트렌드에 맞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하는 중소형주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김 대표는 "중국은 얼마 후면 세계에서 가장 총소득이 많은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장기간 세계 기업들의 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중국은 이미 제2의 내수시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국 내수 관련기업 중에서도 의류와 음식료 업체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가치투자 전도사에게 초단타 테마주 투자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테마주는 올해만 있는 게 아니라 매년 있었다"고 운을 뗀 뒤 "지난 2000년대 초반 증시에 쏟아진 인터넷 기업들 중 지금 다음과 NHN을 빼고는 거의 다 자취를 감췄다"면서 "기업의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에 실적이 불확실한 테마주에 휘둘리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20대에 이미 '사장' 명패를 단 김 대표의 꿈은 그와 VIP투자자문이 모두 최고가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내 꿈은 좋은 투자자이자 좋은 경영자가 되는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워런버핏은 고수익을 내는 '좋은 투자자'이기도 하지만 버크셔해서웨이라는 회사를 최고로 키운 좋은 경영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민국 공동대표는 ▦1976년 광주광역시 출생 ▦2004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2002년7~12월 서울대 투자연구회 회장 ▦2002년3월~2003년7월 대학경제신문편집장 ▦2003년1~7월 더밸류앤코 이사 ▦2003년8월~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