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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온천욕 즐기는 야생원숭이의 천국

일본 나가노현 유다나카<BR>험준한 계곡서 증기 피어올라 마치 지옥에 온듯<BR>1,300년 온천 역사… 年 670만명 관광객 몰려

야생원숭이 공원‘ 지고쿠다니 야엔코엔’

유다나카 온천의 원천수

유다나카 온천거리

노천온천욕 즐기는 야생원숭이의 천국 일본 나가노현 유다나카험준한 계곡서 증기 피어올라 마치 지옥에 온듯1,300년 온천 역사… 年 670만명 관광객 몰려 나가노=글ㆍ사진 홍병문 기자 hbm@sed.co.kr 야생원숭이 공원‘ 지고쿠다니 야엔코엔’ 유다나카 온천의 원천수 유다나카 온천거리 관련기사 • [여행메모] 일본 나가노현 유다나카 • 나가노시 주변 가볼만한 곳 “뭣이 걱정인가, 툭 털고 이리 오시게.” 천하태평이 따로 없다. 초가을 날씨에 아침 저녁이면 제법 쌀쌀하지만 무리의 왕초 노릇을 하는 이 놈은 노텐부로(露天風呂·노천온천)를 독차지하다시피 하며 느긋이 오전을 즐긴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일본 나가노(長野)현 야마노우치마치에 있는 유다나카(湯田中) 마을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놈들 때문이다. ‘지고쿠다니 야엔코엔(地獄谷野猿公苑)’. 험준한 계곡과 곳곳에서 피어 오르는 온천증기가 ‘지옥’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옥계곡 야생원숭이공원’으로 불리는 곳. 무시무시한 이름의 이곳 산동네에서 일본 야생원숭이 250여마리는 태평성세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유다나카의 최고 명물이 된 것은 순전히 온천 덕택이다. 미물인 원숭이 신분에 주제넘게 노천온천을 즐기는 모습이 1970년 미국의 그 유명한 사진잡지 ‘라이프(Life)’ 표지에 ‘떡’하니 실렸다. 욘사마도 평생 한번 실릴까 말까 한 잡지에 당당히 얼굴을 내민 원숭이니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명물로 떠오르는 건 시간문제. 1,300년 온천 역사를 자랑하지만 이놈들 덕택에 야마노우치마치는 최근 몇십년간 관광객이 수십배나 늘었다. 지금은 1년간 670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유다나카에서 20분정도 버스를 타고간 뒤 산 아래 원숭이공원입구에 내려 울창한 삼나무 숲을 또 한차례 20여분 올라간다. 은은한 삼나무 향기와 숲 냄새에 땀 적시는 줄 모르다 고개를 들어 계곡 위쪽을 바라보니 굉음을 토하며 하늘로 치솟는 온천 물기둥이 앞을 가로막는다. 일본 정부가 천연기념물이란 딱지를 붙여놓은 유다나카 온천의 원천수다. 원숭이 무리가 온천을 즐기는 지고쿠다니 야엔코엔은 이 곳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윗발치에 있다. 옅은 김이 모락모락 솟는 노천탕에 원숭이 무리들은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며 세상을 내려다 본다. “뭘 그리 아둥 바둥 하시나. 결국 사는 건 매 한가지인데…. 이왕 온 거 이리 들어와 함께 담그시는 게 어떻겠나.” 이놈 들의 온천욕 역사가 그리 긴 것은 아니다. 40여년전 추운 겨울 새끼 원숭이 한 마리가 계곡으로 내려와 온천 물에 몸을 담그는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이 원숭이 전용 노천온천을 만들어 놓았다 한다. 영특한 원숭이 무리들, 머지않아 온천 맛에 푹 빠졌다. 발가벗고 노천 온천을 즐기는 것은 원숭이만의 특권은 아니다. 유다나카에는 일본말로 료칸(旅館ㆍ전통여관)이라고 불리는 여관과 호텔이 모두 합해 108개가 모여있다. 일본 료칸은 우리 여관과는 조금 다르다. 다다미로 꾸며진 전통 가옥에 특유의 별미 음식으로 차려진 아침과 저녁 등을 무기로 하룻밤 적게는 우리 돈으로 5만원 많게는 몇 십만원씩 받는다. 그것도 1사람당 가격이니 한 가족이 묵으려면 주머니가 웬만큼 두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잘 골라보면 이보다 저렴한 료칸을 만나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다. 유다나카 료칸의 매력은 대부분 노천온천과 실내온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료칸의 서비스와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여관들은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서로 협약을 맺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천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유다나카 마을에서는 곳곳의 온천을 돌기 위해 유카타(浴衣)란 목욕가운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수 있다. 특히 유다나카의 시부온천 마을에서는 9개의 온천을 하나씩 돌 때마다 ‘온천을 돌며 건강을 기원한다(巡浴祈願)’는 의미를 담은 데누구이(手拭) 수건에 기념도장을 받아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가 된 가나구야(金具屋) 료칸도 이곳 유다나카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입력시간 : 2005/09/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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