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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개발 기술식민지 벗자”

◎외국지불 로열티 작년 2조원 육박 94년비 80%증가/차세대 이통 「IMT」 MPEGⅡ 표준안 등 독자 기술 총력전「미래의 표준기술을 잡아라」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서서히 차세대 표준기술에 대한 사냥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현대전자·삼성종합기술원·LG전자 등이 개발한 기술이 오는 2000년대초 동영상압축 표준규격으로 등장할 「MPEGⅣ」의 예비 표준안의 구성요소로 채택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국내 기술이 개별 부품으로 특허를 받은 적은 있지만 국제표준기술규격의 구성요소로 선정된 것은 드문 일이다. 이번 선정은 「MPEGⅣ」 전체 1백여개 구성요소 중 8개에 불과하고 아직 최종안으로 선택되지 않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그 배경은 「기술종속」이라는 절실한 문제에서 출발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표준기술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더이상 「속빈 강정」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VD나 디지털 카메라 등 차세대 디지털 제품은 앞으로 지불해야 할 특허료(로열티)가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매출의 4∼7%를 부담하는 PC나 VCR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수많은 기술이 결합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기술종속」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외국으로 흘러나간 특허료는 22억9천7백만달러에 달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2조원을 넘어서는 액수다. 더구나 지난 94년의 12억7천6백만달러보다 무려 80% 이상 증가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특허료 가운데 정보통신(전기·전자·통신) 분야는 13억4천만달러를 기록, 전체의 60%에 근접했다. 특허료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술의 「MPEGⅣ」 예비 표준안 선정은 한가닥 희망을 던져준다. MPEG은 오디오·비디오·데이터를 가능한 많이 압축해서 빠른 속도로 전송하는 표준기술로 멀티미디어 정보통신 시대에는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이번 선정은 특허료를 오히려 받거나 다른 업체와 상쇄할 수 있는데다 차세대 기술 개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고 업체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ETRI는 음성변환기술(TTS)과 비디오부문에서 3개를, 현대는 비디오에서 3개, 삼성은 오디오 비디오 1개씩, LG는 삼성과 공동 개발로 비디오 기술 1개를 각각 「MPEGⅣ」 예비 표준안에 등록시켰다. 이뿐 아니다. 아예 표준규격을 만든 업체도 있다. 가산전자는 인터넷 정보서비스의 새로운 조류로 떠오르고 있는 「푸시」기술에 「전자우편」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hmml」 규격을 개발했다. 오봉환 가산전자 사장은 『DVD 보드에 대한 돌비사의 AC3 디지털 사운드 인증을 획득하면서 경험한 설움과 지적재산권(표준기술)의 중요성에서 이 개발은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전자우편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보서비스방식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또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CDMA) 기술을 도입한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도 제 3세대 기술인 「IMT­2000」에 대한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는 차세대 기술 개발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CDMA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퀄컴사에 그동안 5천만달러 이상의 특허료를 지불하면서 느낀 기술종속의 한계에서 탈출하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미약한 움직임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체는 물론 정부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요성과 이에 대한 전략을 갖고 산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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