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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싹수 노랗다… 자폭하고 싶은 기분”

"의원에 설득당해 정형근등 못잘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인 소설가 이문열씨가 28일 “한나라당은 싹수가 노랗고 절망적이다”라고 독설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씨는 이날 한나라당 출입 여기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막상 한나라당에 들어와 공천심사를 해보니 침몰하는 게 눈에 보여 자폭하고 싶은 기분”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지금 추세로 가면 한나라당은 17대 총선에서 100석도 못 건질 것 같은데 그래도 여기 사람들은 1당은 할 수 있다고 우긴다”며 “80석 언저리 갖고 1당 하면 뭐 하느냐. 아마 4년 뒤에 자민련 꼴이 날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또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은 폭삭 무너져야 한다. 자폭하라는 말이다”며 “이는 서서히 배가 가라앉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밖에서 막연하게 저 사람들 잘라야지 하고 들어왔는데 의원들로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들으니 우리가 아는 게 없어 대부분 설득이 되고, 설득 안될 논리가 없어 무력했다”고 자탄했다. 그는 “현역 의원들의 동료 의원들에 대한 온정주의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사례로 인권탄압 논란 대상임에도 단수 후보로 확정된 정형근 의원과 당내 대표적 보수 인사인 김용갑 의원을 들었다. 그는 “김용갑, 정형근 의원은 산업화의 그늘이고 냉전시대의 부담”이라면서 “두 사람은 자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그게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이씨는 “제일 웃긴 게 작가가 자기 작품 심사하는 것”이라며 “공천심사위원들 중에 전국구에 욕심이 있는 사람이 나 빼고 전부 다 인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공천심사위원으로 참가한 배경에 대해 독일 나치시대의 지식인의 역할을 비판하면서 “역사가 대세에 의해 비틀려지는 한이 있어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뭔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병렬 대표 자신은 대권 욕심이 조금 있는데 누구도 4년 뒤에 최 대표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니까 당이 제대로 장악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씨는 파문이 일자 “비보도로 전제로 얘기를 한 것인데 공개적으로 알려져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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