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8개 기업집단 내 250개 계열사 중 70곳이 부당주식거래, 회사 기회의 편취 등 불법ㆍ부당거래를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6일 오전 안국동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38개 재벌 총수 일가의 주식거래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중 회사 기회의 편취 의혹이 포착된 글로비스ㆍ광주신세계ㆍ조선호텔베이커리 등 3~4개 회사의 관련 계열사 이사진들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다음주 초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날 참여연대는 공정거래법상 자산 2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5곳 중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38개 그룹의 계열사 250곳을 선정, 지배주주의 지분취득과 변동 과정에서 불법ㆍ부당거래 의혹이 짙은 개별기업 70곳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중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지배주주 정의선 기아차 사장), 신세계그룹의 광주신세계(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와 조선호텔베이커리(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등 30개 계열사를 ‘회사 기회의 편취’ 사례로 지적했다. 회사 기회의 편취는 지배주주가 사적 소유의 비상장회사 설립 등을 통해 그룹 전체에 돌아갈 수 있는 사업 기회를 편취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조선호텔베이커리의 경우 원래 조선호텔 매출의 32.8%를 차지하던 조선호텔의 최대 노른자 회사였음에도 (조선호텔 측이) 이를 분할해 지배주주에게 넘겼다”며 “이는 조선호텔 이사진들이 회사의 중요 자산을 횡령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엠코, 대한전선그룹의 삼양금속 등 20곳에 대해서는 지배주주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대해 계열사가 물량을 집중(수혜 회사 총매출의 30% 이상 지원) 몰아주는 ‘지원성 거래’로 선정했다. 아울러 하이트맥주그룹의 하이트맥주, CJ그룹의 CJ엔터테인먼트 등 20곳을 ‘부당주식거래’ 의혹이 있는 기업들로 지목했다. 부당주식거래는 계열사가 현저히 불공정한 가격으로 주식ㆍ전환사채ㆍ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헐값에 지배주주에게 넘기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트맥주의 경우 박문덕 회장이 지난 2001년 7월부터 2002년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하이트맥주 주식을 장외에서 헐값에 사들여 882억원의 부당한 평가차익을 실현했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회사 기회의 편취 혐의 기업으로 지목된 글로비스ㆍ광주신세계ㆍ조선호텔베이커리 등 3~4곳의 기업을 선정, 편취를 묵인한 관련 계열사 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다음주 검찰에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글로비스의 경우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이사들이, 광주신세계와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신세계그룹과 조선호텔 이사들이 고발 대상으로 지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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