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다수 생산업자인 제주도개발공사가 지난달 농심에게 삼다수 판매협약해지를 통보하며 불거진 양자간의 공방이 법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도의회에서 개정된 조례에 따라 삼다수의 국내 판매를 대행할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는 작업에 조만간 착수할 것"이라며 농심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농심은 공사가 지난 2007년 체결한 양자간 계약 조건(농심이 계약물량을 달성하면 1년 연장으로 계약이 자동갱신)을 위반하고 조례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공사와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다수사업이 연 매출 1,770억(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수십억에 달하는 알짜사업이어서 놓쳐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공사의 주장대로라면 오는 3월14일 계약이 만료되는 데 그 때까지 어떻게든 타협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심과 공사의 관계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사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농심이 중국에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본격화한 생수 사업이 공사와 마찰을 빚으면서 양자간 관계가 더 악화됐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공사는 농심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백산성수'의 표지 디자인이 삼다수와 유사하자 "상 도의상 그럴 순 없다"고 반발하는 등 갈등을 빚어 왔다. 공사는 법적 검토결과 더 이상 문제제기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오는 4월부터 현지 판매 대행 업체를 바꿔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해 농심이 이래저래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LG생활건강 등 식품 기업들은 이번 삼다수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삼다수 신규 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식품 업체 관계자는 "국내 생수시장은 최근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해 온 시장"이라며 "시장점유율이 50%나 되는 삼다수에 군침을 흘리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권역 별로 사업자를 선정할 가능성도 있어 변수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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