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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엉터리 추천종목' 법정간다
입력2001-06-21 00:00:00
수정
2001.06.21 00:00:00
손해본 투자자 '프로칩스' 등 상대 손배소증권사 '추천종목'을 믿고 주식을 샀다가 손해를 본 고객이 엉터리 자료를 낸 해당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해당회사의 자료를 정밀분석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추천한 애널리스트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임모씨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었던 ㈜프로칩스 등을 상대로 8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임씨는 소장에서 "피고들이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를 함으로써 왜곡된 재무정보에 기초해 높게 형성된 시장가격을 믿고 주식을 매수, 손해를 입었다"며 "각 증권사들은 프로칩스가 제공한 자료만 믿고 앞 다퉈 피고 회사를 매수종목으로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S증권은 ㈜프로칩스를 평가하면서 '신규 사업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고, 또 다른 S증권도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시장에서 검증 받았다'고 평가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증권사들로부터 '안정된 매출기반을 가진 우량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던 프로칩스는 결국 지난 3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이 앞 다퉈 추천한 종목에 투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해당 업체나 증권사 뿐만 아니라 분석가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검찰에서 주가조작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법원에서 투자손실 관련 재판을 받았던 업체 들의 경우도 증권사에서 유망종목으로 추천했던 종목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지난 해 인터넷 증권정보 사이트인 M사가 1년 동안 증권사들이 추천한 1,403 종목을 분석한 결과 추천 당일 시초가보다 연말 종가가 평균 3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83%인 1,180종목이 하락한데 비해 17%인 207종목이 상승하는데 그쳤다.
미국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다. 미 하원 금융 위원회는 지난 14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적절한 투자 추천을 했는지를 따지는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 해 투자자들에게 첨단 기술주를 사라고 추천했다가 주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안긴 애널리스트들은 곤욕을 치렀다.
또 미국증권업협회(SIA)는 청문회 이틀전인 12일 증권사 등과 관련해 새로운 '윤리강령'을 제정,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3년 증권협회가 애널리스트들를 포함, 전 증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정된 원칙적인 수준의 '윤리강령'이 8년 동안 한번도 개정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A증권 사이트의 관계자는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증권사 등이 책임질 수 있는 내부 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안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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