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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동씨 압류 앞두고 7억대 빌라 처분
입력2003-10-17 00:00:00
수정
2003.10.17 00:00:00
고광본 기자
홍콩에서 피살된 `수지김`에 대한 국가 배상판결과 관련, 구상권 청구대상으로 잠정 결정된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배상판결선고 후인 지난달 자신 명의의 아파트를 처분한 사실이 17일 확인돼 재산 가압류를 회피할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과 국정원 등에 따르면 국정원이 구상권 청구에 앞서 재산 가압류를 위해 부동산 현황을 파악한 결과 장씨는 본인 명의의 부동산 재산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미 지난달 말 자신 명의의 서울 서초동 빌라 1채(공시가 7억여원)를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 장씨가 재산 가압류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장씨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청구하고,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국정원을 통해 수사 의뢰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중순 배상판결이 나자 검찰은 장씨를 비롯, 당시 사건 은폐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이학봉 전 안기부 2차장, 이해구 전 1차장, 전희찬 전 대공수사국장, 정주년 전 해외파트 담당국장 등 5명을 국정원으로부터 구상권 청구대상으로 통보받았다.
검찰은 이들 중 본인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이학봉씨와 이해구씨의 부동산 각각 6억원 상당과 8억원 상당에 대해 금명간 가압류 신청을 할 예정이며 장씨와 더불어 배상판결 이후인 지난달 초 개인명의 부동산 11억원 상당을 처분한 전희찬씨에 대해서도 사해행위취소소송 등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장씨가 가압류 회피명목으로 부동산을 처분했는지 여부는 파악 중에 있으나 처분시기로 볼때 사해행위의 의심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소송을 제기하면 소송과정에서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씨는 “살고 있는 빌라가 재개발을 추진중인데 주민들이 내 집이 가압류 당할 경우 재개발에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빌라의 나머지 세대 거주자 8명에게 8억원을 받고 집을 팔았다”고 해명했다.
장씨는 “현재 전세로 그 집에 그대로 살고 있으며 집을 판 돈 8억원 중 전세대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빼고는 고스란히 통장에 들어있어 집팔기 전후 재산변동은 없다”며 가압류 회피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할 당시 재산을 38억1,046만3,000원으로 신고한 바 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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