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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조사] 한국은행 통화정책 투명성 세계 4위
입력1999-06-20 00:00:00
수정
1999.06.20 00:00:00
권홍우 기자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투명성은 세계 톱클래스, 그러나 독립성은 중하위수준」.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평가다. 영란은행은 최근 전세계 77개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중간결과를 각국 은행에 통보했다.한은에 따르면 영란은행의 국가간 통화정책 비교기준은 세가지. 투명성과 독립성, 책임성 등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투명성 부문에서 영국, 미국, 스웨덴에 이어 4위에 자리매김됐다는 사실이다. 100점만점에 87점을 얻었다. 통화정책의 결정과정과 공시방법 등이 높이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다른 항목에서는 점수가 떨어진다. 통화정책의 책임성은 28위로 중상위, 독립성은 37위로 중하위권에 각각 머물렀다. 책임성(ACCOUNTABILITY)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평가장치를 제대로 구비하고 있는지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약속한 인플레 목표를 지키지 못할 경우 처리규정이 있다면 중앙은행의 책임성 점수도 높아진다.
독립성은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의 독자성 여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대정부 융자의 규모에 따라 측정됐다. 결국 한은이 투명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책임성, 독립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얻었다면 「제도는 제데로 되어 있는데 정부의 간섭이 많고, 한은이 잘못된 정책을 펼쳐도 제재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국제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의 무늬만 4위고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은 중위권 수준인 셈이다.
영란은행은 이번 조사에 참여한 77개국가외에 20여국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추가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비교에 관한 최종보고서는 오는 9월말 발표될 예정이다./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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