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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자금 "아시아로 가자"

"뉴욕증시 高PER로 상승한계" 전망따라 뉴욕 금융시장이 미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빠르게 동아시아 시장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90년대초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형성됐을 때 막대한 자금이 한국을 비롯,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등 아시아의 '네마리 용' 국가로 이동했을때의 양상이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 증시가 높은 주가수익률(PER)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부족하고, 미국의 펀드들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고수익률을 보장하는 아시아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증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3월 들어 2영업일 동안 연속 폭등했다. 그러나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실러 교수는 "현재의 PER이 1929년 대공황 직전의 최고 수위를 넘어서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평론가 제임스 그란트는 뉴욕타임스지 기고에서 "경기침체로 모든 상품가격이 급락했지만, 주가만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증시 과열을 우려했다. 루트홀드 그룹이라는 투자회사는 "S&P 500 기업의 PER이 25로 지난 57년 이래 평균치로 수렴하려면 현재 주가가 41% 하락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 금융시장의 펀드들은 이문을 남겨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어야 하는 생리를 갖고 있다. 지난 2년동안 뉴욕 증시 하락으로 큰 손실을 보았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뉴욕 증시의 거품(버블)이 꺼지지 않았다는 견해를 가진 펀드 매니저들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상승 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JP 모건, 크레딧스위스 퍼스트 보스턴등 뉴욕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4일 일제히 미국의 경제회복 조짐에 따라 동아시아 국가의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JP 모건의 한 애널리스는 ▲ 한국 ▲ 싱가포르 ▲ 타이완 등 기술집약적인 국가들이 높은 성장을 달성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의 강세를 예상했다. 세계금융기구(IIF)는 이머징 마켓으로 유입되는 국제유동성이 지난해 1,150억 달러였으나, 올해는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1,44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IIF는 이머징 마켓 중에서 라틴아메리카 지역엔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로 국제 유동성의 유입이 불안정하고,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이 유망한 투자처로 부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90년대초에 미국의 저금리와 동시에 엔고(高) 수반되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수익을 노리는 미국 자본과 저임금을 쫓는 일본 자금의 투자처가 됐다. 그러나 최근의 엔저(低) 현상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국제 유동성 유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 엔화는 현재 132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의 딜러들은 일본 기업의 달러 자산 매각으로 엔화가 일시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4월부터는 엔화가 1달러당 140엔을 향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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