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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빙우’ 눈덮힌 산 만큼 눈부신 두가지 사랑
입력2004-01-13 00:00:00
수정
2004.01.13 00:00:00
구동본 기자
잃어버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산 `아시아크`. 실연의 아픔을 지닌 두 남자가 이 산을 오른다. 둘은 알래스카의 거센 눈보라 속에서 함께 조난을 당하고 서로의 온기에 의지한 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려 한다. `살아 남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나누던 두 사람. 차츰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이들은 자신들을 지탱해 온 기억이 동일한 여성에게 겹쳐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16일 개봉할 `빙우`는 산악 영화를 표방한 멜로물이다. 여성 감독인 김은숙의 첫 연출작으로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캐나다의 혹한 속에서 화면의 상당량을 완성했다. 주연 배우들 역시 수개월 동안 산악 등반훈련을 거쳐 대역 없이 암벽등반 장면 등을 촬영했다.
경민(김하늘 분)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산악부 선배 중현(이성재 분)과 사랑하는 사이다. 하지만 중현은 이미 결혼한 남자. 때문에 연인 관계는 이내 끝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음 잡기에 힘들어 한다. 한편 우성(송승헌 분)은 어린 시절 첫 사랑인 경민을 우연히 다시 만나고, 점차 또 다른 가슴앓이의 주인공이 돼 간다.
눈 쌓인 산하의 웅장한 모습과 장면을 배치해 간 차분한 전개는 이 영화의 매력. 하지만 삼각구도로 요약되는 극의 기본 얼개나 각 장면별 깊이를 나타낼 호흡 등은 그저 잔잔할 뿐 색다른 감흥으로 이어지기엔 다소 부족한 수준이다. 산을 배경으로 하지만 산악 영화라 하기에 평범하고,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가 등장하지만 본격적인 멜로물이라고 하기엔 갈등 구조가 빈약하다. 16일 개봉.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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