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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규제 대비 총수일가 지분율 낮춰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비중 작년 0.94%P 줄어 12.3%<br>SI·광고·물류업은 여전히 높아


지난해 대기업집단 주요 계열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다소 떨어지고 계열사 내부거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과세 강화의 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수일가의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나 시스템통합(SI)ㆍ물류ㆍ광고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49개 민간 대기업집단 계열사 1,392개 가운데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 수는 167개로 전년의 184개보다 20개 가까이 줄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계열사 수는 199개였다.

현재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계열사 범위와 관련해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과 20% 이상 등 두 가지 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규제범위가 넓어지는 20%를 선호하나 재계의 반발을 의식해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2.3%로 전년보다 0.94%포인트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09년 12.07%포인트에서 2010년 12.04%로 소폭 떨어졌다가 2011년 13.24%로 상승한 후 1년 만에 다시 하락했다.

내부거래 금액은 185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감소해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도 13.41%로 전년보다 0.12%포인트 줄었고 내부거래 금액 역시 137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원 감소했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합병 등 사업구조 변경, 내부거래의 외부화(아웃소싱) 등 기업의 자발적 노력,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정책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대기업들은 지난해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일자 광고ㆍSIㆍ물류ㆍ건설 등 일감 몰아주기가 자주 일어나는 4대 업종의 경쟁입찰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직발주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 4대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체 평균의 4~5배에 달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프로그래밍 및 시스템통합관리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62.33%였고 부동산 임대 등 부동산업 58.30%, 광고대행업 등 전문 서비스업 50.65%, 물류 등 운송 관련 서비스업이 40.27%였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현상도 여전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5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5.16%에 달했으며 30% 이상 20.82%, 20% 이상은 10.61%였다. 특히 비상장사는 지분율에 관계없이 내부거래 비중이 20%를 넘었다. 이는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은 기업은 현대글로비스, SK C&C, 현대오토에버, 포스텍, 한화S&C, 현대엠코, STX건설, 마우나오션개발, 이노션, 삼성에버랜드, 삼성SNS 등이다. 이들 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30~70%, 총수일가 지분율은 30~100%에 달했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 지분율 기준을 조만간 확정해 입법 예고할 예정"이라며 "수직계열화 등 효율성과 관계없는 일감 몰아주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업종을 모두 포함하는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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