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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in 마켓] 문병철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롱쇼트 전략시대 개막… 삼성전자 사라<br>하반기 박스권 장세 지속 조정 거친 IT·車 관심가질만<br>사모펀드서 고수익 성과에 공모형 상품서도 인기몰이


주식롱숏 펀드에서 좋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그 어느 펀드보다도 선구안이 필수다. 좋은 종목이나 업종을 매수(롱)하는 대신 전망이 좋지 않은 또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종목이나 업종을 매도(숏)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주식롱숏 펀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베테랑이 바로 문병철(사진)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이다. 그는 2003년부터 8년동안 크레딧스위스(CS)와 골드만삭스증권에서 고유자산운용역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삼성자산운용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문 본부장은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식시장도 위가 막히고 종목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고, 장기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롱숏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롱숏 전략이라는 큰 흐름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운용업계 경력은 짧지만 증권사에서 근무하며 인하우스(in house) 헤지펀드를 담당, 많게는 수 천억원의 회사자금을 롱숏 전략을 활용해 운용해 왔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에 합류한 후엔 2,000억원 규모의 사모 주식 롱숏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대표 펀드는 지난해 8월 운용을 시작한 뒤 최근까지 16.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5%의 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높은 성과에 입소문을 탄 이 펀드는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로 몇 차례 추가 설정되다 올 6월 공모형펀드로도 출시됐다.

문 본부장이 바라보는 국내 증시 전망은 어떨까. 그는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접어야 한다”며 “급등락보다는 1,900~2,050포인트 사이에서 이어져온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먼저 조정을 거친 대형 전기전자(IT)나 자동차 업종, 금융주에 관심을 둬 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6월 초 삼성전자 급락 기에 단기 손실에 따른 손절매를 했다는 문 본부장은 “당시 위험 관리 차원에서 IT 비중을 떨어뜨렸었지만, 지금은 삼성전자를 안 가져가는 게 위험한 상황”이라며 “IT와 자동차, 금융주 등은 그동안 시장이 빠졌던 우려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재ㆍ산업재 업종, 특히 철강ㆍ화학주의 약세는 달러 강세 지속, 기업 이익 감소 등 악재가 단기간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문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산업재의 경우 LG화학이나 일부 조선주를 매수하는 수준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동안 성과가 좋았던 통신ㆍ유틸리티ㆍ내수주 중 일부는 주가가 부담을 느낄 수준에 달해 비중 축소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모펀드 인기 속에 공모형으로 출시된 삼성알파클럽 코리아롱숏 펀드는 설정 후 최근까지 268억원이 몰렸다. 이 펀드는 롱 포지션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주가지수 선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헤지하는 전략과 저평가 종목을 매수하면서 고평가ㆍ상승 한계 종목을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또 기업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 기업가치에 변화를 주는 이벤트가 있는 종목에 투자하기도 한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모두 비슷한 전략을 가져가지만, 공모펀드는 안정성 강화를 위해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파생상품 위험평가액 한도도 전체 펀드 순자산의 10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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