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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은 2020년까지 매출 3조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하고 생산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불황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품질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남양유업의 각오는 지난 1965년 천안에 첫 유가공 전문공장을 설립한 이후 낙농 불모지와 같았던 우리나라에 낙농업을 전파하고 줄곧 식품제조의 외길을 걸어온 역사에서 비롯됐다.
1991년 남양유업은 첫 농후 발효유인 '불가리스'를 출시해 발효유 시장을 개척했다. 또 1994년에는 세계 유일의 천연 DHA우유인 '아인슈타인'을 96년에는 어린이 전용 요구르트인 '이오'를 개발하고 98년에는 컵커피 '프렌치 카페'를 출시하는 등 식품 제조 사업에 집중해 수많은 대박 상품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남양유업은 한 가지 사업에 힘을 쏟는 건실한 경영정책을 바탕으로 IMF 금융위기가 닥쳐왔을 때도 은행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고 국내 최초로 무차입 경영을 할 수 있는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기업이 보유한 유보금을 공장이나 연구소와 같은 시설투자에 집중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마디로 '한우물 정신'을 실천해 온 셈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이 지난 10여년간 공장과 연구소에 투자한 비용은 4,500억원으로 총 3곳의 공장, 1곳의 연구소를 완성하는 데 들어간 금액이다. 이 금액은 같은 기간 남양유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로 판매로 얻은 수익을 대부분 시설투자에 다시 환원하는 경영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2002년 5월 충남 천안에 지은 천안신공장은 1등 품질 제품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남양유업의 결단력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준공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이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제품 공장이자 해외의 유가공업체가 견학하고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2008년에 준공한 남양유업의 5번째 생산기지인 전남 나주우유공장 역시 품질을 위한 투자를 통해 탄생한 곳이다. 당시 천안과 공주, 경주 등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던 남양유업은 늘어나는 제품수요와 호남지역에 제품을 공급할 생산기지의 필요성을 감안해 하루에 300t의 원유를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했다.
남양유업은 생산기지 뿐만 아니라 R&D에도 꾸준히 투자해 왔다. 지난 2010년 300억원의 투자를 통해 새로 지어진 중앙연구소는 최첨단 연구장비를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연구역량을 갖춘 곳이다. 신축 이후 남양유업 중앙연구소는 영국 식품환경연구청이 주관하는 세계적 권위의 분석능력평가에서 전 세계 115개 분석기관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분석기관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최근 남양유업은 지속적으로 향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가공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커피사업을 지정한 남양유업은 지난해 전남 나주에 커피전용 공장을 완공했다. 사내 유보금 2,000억원을 투자해 지은 이 공장은 연 면적 26,061㎡(8,000 평) 규모이며 커피믹스 50 억 개에 해당하는 연간 7,200t의 동결건조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사업 진출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출산수와 1인당 유제품 소비량 감소세로 국내 식품사업과 유가공사업이 근본적 성장의 한계에 부딪히자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양유업이 던진 승부수다. 나주 커피전용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커피믹스 물량은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물량으로 남양유업은 이 물량을 이용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한편 해외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 준비를 거듭해 온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 12월 커피믹스 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 무지방 우유를 넣어 끝 맛이 산뜻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커피믹스 시장 2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최근에는 커피 크리머에서 인산염을 뺀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도 선보이며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는 "남양유업은 지금까지 그랬듯 항상 어려운 상황이 닥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본연의 품질개발 및 시설연구투자에 집중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도 기업 본연의 가치 '한우물 경영'에 충실하고 새로운 사업인 커피믹스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달성할 수 있도록 품질개발 및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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