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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알렉산더'
입력2004-12-30 16:46:40
수정
2004.12.30 16:46:40
세계를 꿈꾼 大帝, 스크린에 환생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로 블록버스터에 대한 공포는 깨끗이 씻겨졌지만 아직도 두려움이 남은 장르가 있다. 스포츠물과 사극이다.
가뭄에 콩 나듯 간간히 스포츠 영화가 나오긴 하지만 ‘슈퍼스타 감사용’이 그랬듯 흥행은 늘 평단에 기대와 한참 어긋난다. 사극에서 역시 ‘스캔들’ ‘황산벌’ 등 퓨전 역사물이 관객을 모으긴 하지만 정통 사극은 국내에선 오로지 TV의 몫이다.
31일 개봉하는 영화 ‘알렉산더’ 역시 그런 눈으로 보자면 한없이 불안한 작품이다. 이는 그저 사극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굴곡없는 작품의 흐름에 기인한다. 영화는 그가 지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 인간적 모습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나아가고자 했던 세계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지만, 그가 안고 있을 법한 고뇌어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머니(안젤리나 졸리)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대비되는 알렉산더(콜린 파렐)의 눈빛은 그를 나약한 존재에 머물게 함과 동시에 그가 지닌 세계사적 의미조차 가족이란 1차원적 세계에 묻어 버린다.
역사학자 톨레미(안소니 홉킨스)의 입을 빌려 구술되는 고대의 역사현장은 마치 TV 사극처럼 끊임없는 작가 관찰자 시점의 내레이션으로 구구절절 설명된다. 대제 알렉산더가 왜 그토록 평생을 마쳐 동방 정벌에 나서게 됐는지, 그의 정복욕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등 관객들이 궁금해 할 만한 모든 내용을 영화는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준다.
영화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끊임없는 욕심으로 만들어진 왕이고 새로운 땅을 정복할수록 환상이 깨져 허기를 채워야 하는 굶주린 사내일 뿐이다. 관객의 상상력은 애초에 잠재워 버리며 영화는 시종일관 다큐멘터리 특유의 평면적인 구성에 갇혔다.
올 봄 개봉됐던 ‘트로이’가 그랬듯, ‘알렉산더’ 역시 3년의 제작기간 동안 무려 2억 4,000만 달러를 쓰면서 7개국을 돈 작품다운 예의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영화에선 하늘 높이 나는 독수리의 시선으로 멀리서 내다보는 조감도의 이미지와 교차되는 페르시아 군대와의 가우가멜라 전투신은 피튀기는 육박전 그 자체다. 알렉산더 최후의 전투인 인도 정글 전쟁 역시 코끼리의 육중한 다리만큼이나 무게감을 지닌 신화에 도전하고자 하는 정복욕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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