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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 김기덕감독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김기덕 감독이 제5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경쟁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회는 14일 영화 `사마리아`로 원조교제를 하는 두 소녀와 형사인 아버지의 복수 과정을 통해 용서와 화해, 원죄와 구원의식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 김 감독에게 감독상(은곰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감독이 베를린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베를린 영화제에서는 모두 400여 편의 영화가 각종 부문에 출품됐으며, 경쟁부문에는 26개 작품이 후보작으로 올랐다. 김 감독은 “유명 감독이 많이 와서 상을 받을 줄 전혀 상상도 못했다”며 “나만의 독자적인 철학을 유지하며 만들어 온 것이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일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곰상은 고루한 가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터키계 독일 여성의 심리를 그린 터키계 2세 독일 감독 아티 아킴스의 `벽을 향해`가 차지했다. 김 감독은 94년 `화가와 사형수`가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96년 밑바닥 삶을 다룬 `악어`로 데뷔했다. 이후 98년 여대생과 창녀의 정신적 교감 순간을 담은 `파란 대문`이 베를린, 모스크바 등 세계 20여개 영화제에 초청되며 국제적으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섬`(99년), `실제 상황`(2000년), `수취인 불명`(2001년) 등 1년에 한 편 이상씩 발표해온 그는 2001년 국내 언론과 평단의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나쁜 남자`로 그의 영화 중 가장 좋은 흥행성적(서울 29만5천600명)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해안선`(2002년)은 톱스타 장동건을 출연시켜 화제를 일으켰고 지난해 내놓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선 삶에 대한 관조를 종교적 색채로 그려 과거와는 다소 변화된 작품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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