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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너무 느리다
입력1999-04-14 00:00:00
수정
1999.04.14 00:00:00
그러나 이들 기업은 예외적이다.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대부분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자구노력은 거의 하지않고 워크아웃을 부도회피수단쯤으로 여기는 기업들이 태반이다. 경영권유지에 집착, 대출금 출자전환이나 전문경영인 영입을 거부하다 워크아웃 대상에서 탈락되는 기업이 나오기도 했다. 계열사를 팔고 외자를 유치하며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겨 기사회생한 우수 8개기업들의 와신상담과는 너무 딴판이다. 워크아웃기업 81개중 기업개선약정을 체결한 65개업체의 자구노력 이행실적은 9%에 불과하다고 한다. 일부 기업의 분발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의 전체 성적은 형편없다.그 파장은 매우 심각하다. 채권은행들의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기업에 나간 대출은 무려 30조원이 넘는다. 해당기업들이 약속한 구조조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출은 모두 부실에 빠질 수도 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 금융기관들이 워크아웃의 덫에 걸려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때문이다. 지금의 워크아웃 진척상황을 보면 딱 맞는 표현이다. 금융기관들이 이 덫에 넘어지면 또 다시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 무려 64조원의 재정을 투입한 금융구조조정은 기업 구조조정의 부진이란 또 다른 복병을 만난 격이다.
워크아웃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5대그룹이 구조조정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금융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워크아웃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자구노력을 하지않으면 정부가 더 이상 지원할 명분은 없다. 약속을 지키지않는 워크아웃 기업은 경영진을 퇴진시켜서라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자구노력을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권유지를 존중해야 한다. 채권은행들이 워크아웃으로 살릴 수 있는데도 제때 처방을 못해 망하게 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워크아웃의 덫에서 벗어나지못해 대외신인도 회복에 제동이 걸려서는 결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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