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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리조트 과다투자가 화근/쌍방울 자금난 배경
입력1997-10-04 00:00:00
수정
1997.10.04 00:00:00
권구찬 기자
◎U대회 임박 단기자금으로 건설비용 충당/연365억 이자부담… 「개발」부실이 위기로쌍방울그룹(회장 이의철)이 2세경영체제로 전환한 지 2개월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8월 창업자인 이봉영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장남인 이의철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한 쌍방울은 투자부담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자금난의 원인=지난 1월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에 대비, 무주리조트에 대한 과다한 투자가 그 요인. 지난 93년 7월 전북도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유치한 국제대회인 이 대회에 쌍방울은 3천8백8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서 2천8백73억원은 제2금융권으로 부터 단기자금으로 조달, 연간 3백65억원의 이자부담을 안게 됐다. 당시 쌍방울의 전체 매출액(4천억원)을 감안하면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 그룹 전체 부채 1조1천80억원가운데 쌍방울개발 부채가 80%인 8천7백억원에 달한다. 또 주력기업인 (주)쌍방울은 무주리조트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에 무려 4천8백억원가량의 지급보증을 섰다. (주)쌍방울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백93%에 불과하고 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양호한 우량기업이지만 쌍방울개발의 부실로 공멸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무리한 투자이유=무주리조트개발은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의철 회장이 주도했다. 건설당시 그는 무주에 상주하다시피 했고 벽지색깔과 조경수를 챙길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를 놓고 그는 부친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명예회장은 『쌍방울이 벌어들인 돈을 무주에 쏟아붓는다』며 투자를 만류하기도 했다. 쌍방울은 『정부의 지원이 예상외로 적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는 전체 투자비 3천8백억원 가운데 보조금으로 1백22억원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쌍방울 관계자는 『국제대회를 유치한 뒤 정부는 지자체와 해당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태도였다』며 『대회개최가 임박해지자 자금난으로 종금사로부터 단기자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국립공원을 한꺼번에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이회장이 과욕을 부렸다는 지적도 있다. 쌍방울은 내장산자락에 2백60만평에 달하는 리조트단지를 단기간에 개발했다. 재계 관계자는 『쌍방울은 원래 남의 돈을 빌려다 사업하는 기업이 아니었지만 무주사업만은 예외였다』며 단기간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메리야스 사업으로 출발, 80년대 후반들어 건설과 레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왔는데 현재 (주)쌍방울과 무주리조트를 운영하는 쌍방울개발을 축으로 쌍방울레이더스, 쌍방울상사, 새난유통 등 1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천1백억원, 총자산은 1조4천억원, 종업원수는 6천2백여명이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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