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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변동에 식품업계 속앓이

●커피, 브라질 최악의 가뭄 지속… 원두 가격 상승세 장기화

●제분, 원맥 가격 하향 안정화에도 고품질 밀 현물시세는 급등

커피, 원맥 등 원자재 값 변동에 식품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두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커피업계는 지켜보자는 수준에서 이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 한편 제분업계는 국제 원맥 선물시세가 하향 안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상 사용 중인 고품질의 밀 현물 시세는 오르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선물시장에서 1.114달러이던 아라비카 원두가격(12월 인도분)은 지속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10월 중순 파운드 당 2.204달러까지 치솟아 2년 8개월 새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브라질 커피협의회는 올봄부터 시작된 최악의 가뭄 때문에 올해 원두 생산량이 예년보다 18%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브라질에 계속 비가 오지 않으면 아라비카 가격이 3달러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 초만해도 원두 값 급등을 지켜보던 커피업계는 원가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이디야, 동서 등의 경우 이미 한 차례씩 커피값을 인상한 바 있어 또 다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마케팅비나 물류비 등이 다양한 가격 요소를 지닌 커피전문점 보다 커피 제품을 만드는 식품업계가 더 치명타"라고 말했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생두가 농산물 하나라 대량 구매가 어려운 만큼 가격이 2배 가량 오른 이상 재무적으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 농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생두 구입 방법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분업계도 남다른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제 원맥 선물시세는 하향 안정화 됐지만 정작 국내 제분업계가 사용하고 있는 고품질의 밀 현물 시세는 오르고 있어서다. 국내 제분업계에서 수입하는 밀 물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산 밀의 주요 산지 '현물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 뷰셸(27.2kg) 당 듀럼 밀 가격은 12.5달러까지 치솟아 6개월 만에 두 배가 됐다. 세계 최대의 듀럼 밀 생산 국가인 캐나다의 부진한 작황 탓이다. 제빵용으로 쓰이는 밀품종인 강맥을 주로 재배하는 미국 중북부 다코다 주 지역에서 비가 많이 내려 고단백 밀 수확량이 줄면서 현물 프리미엄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저단백맥인 백맥을 주로 생산하는 워싱턴주에서는 가뭄으로 알곡의 단백질 함량 수준이 높아지며 가격이 올라 톤당 5~15달러 수준이던 현물 프리미엄은 최근 톤당 35~110달러까지 더 붙는 등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 제분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에서는 소매점의 스파게티와 마카로니 가격이 올 들어 6.9% 올랐다"면서 "전세계적으로 밀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졌다고 인식되지만 실상은 달라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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