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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거래소(KRX)의 펀드 투자수익이 전년보다 1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KRX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RX의 펀드 투자수익은 753억원으로, 2009년(70억원)보다 11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KRX의 순익은 전년보다 46%나 늘어난 2,839억원에 달했다. KRX가 ‘펀드대박’을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증안펀드로 불리는 금융투자업관계기관 공동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이다. KRX의 한 관계자는 “753억원 중 다른 펀드들의 분배금도 일부 있지만 증안펀드 270억원을 환매하면서 분배금으로 받은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08년 말 리먼사태로 국내 주가가 폭락하자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해 KRX와 한국예탁원, 금융투자협회가 조성한 것으로 KRX는 이들 기관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500억원을 넣었다. 증안펀드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종목, 국공채에 나눠 투자하는데 대부분 지수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에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다. 금투협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까지 증안펀드의 수익률은 50~60% 정도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증안펀드에 돈이 들어가기 시작한 지난 2008년 11월에 코스피지수가 1,000이 채 안 됐지만 지난해 말에는 2,051까지 올랐다. KRX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안펀드에서 무려 42.8%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를 모두 환매할 경우 차액은 1,039억원에 달한다. KRX가 투자한 다른 상품들의 성적도 괜찮았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에 운용을 맡긴 2,000억원 규모의 연기금투자펀드의 경우 50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KODEX 자동차와 코스닥 프리미어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543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서도 98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KRX는 또 지난해 기업공개(IPO)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장수수료도 286억원챙겼다. 이는 2009년(194억원)보다 47.4% 늘어난 것이다. 거래수수료도 3,256억원으로 6.2% 늘었다. 이에 따라 KRX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959억원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KRX의 고위관계자는 “당초에는 이익금을 결제적립금으로 쌓을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향후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일단 모두 사내유보금으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KRX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개최한 후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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