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감소율 벤처기업보다 더 커 코스닥시장에서 한국거래소로부터 우량기업으로 분류된 상장사들의 실적이 다른 기업들보다 되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부제도 개편으로 지난 5월부터 우량기업부에 편입된 상장사들이 실망만 안겨주는 셈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우량기업 지정이 과거 실적을 기초로 진행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참고사항 중 하나로만 인식하고 신중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 코스닥시장 우량기업부 소속 12월 결산 상장사 149곳의 영업이익은 6,6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86억원)보다 25.02%나 줄었다. 이는 집계대상에 포함된 코스닥 전체 상장기업 823개사의 영업이익 감소율(-16.01%)보다 훨씬 큰 것이다. 우량기업부보다 기업건실성이 한 단계 아래로 평가되는 중견기업부 387개사의 영업이익은 3ㆍ4분기에 오히려 16.22% 늘었고, 벤처기업부 257개사도 14.70%만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실적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기업별로는 전체 우량기업부 상장사의 56.38%에 해당하는 84개사가 지난해 3ㆍ4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상태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린스, 피에스케이 등 전체 우량기업의 10%를 넘는 18개 상장사가 지난 분기 적자전환하거나 적자상태를 계속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우량기업부 상장사들의 실적부진은 지난 2ㆍ4분기에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에서 최근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우량기업부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2ㆍ4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1%나 줄어 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이익 감소율(-14.42%)보다 크게 부진했다. 올해 5월2일 한국거래소의 대대적인 코스닥 소속부제 개편을 통해 신설된 우량기업부는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신성장기업부 등 나머지 소속부의 최상위 개념으로서 여기에 소속된 상장사들은 코스닥시장에서 기업규모, 시장건전성, 재무요건 등이 가장 우수한 기업을 뜻한다. 거래소는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과 상장폐지기업들이 속출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부실기업과 우수기업을 구분하는 정보를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소속부를 대폭 개편했다. 하지만 소속부 개편 직후부터 매분기마다 우량기업으로 분류된 회사들의 이익이 다른 코스닥회사보다도 더 큰폭으로 줄거나 심지어 상당수 기업들은 적자 상태로 돌아서기까지 하며 새로운 소속부제가 더이상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재무자료를 기반으로 우량기업을 선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속부제가 해당 연도 실적 전망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보의 한계성이 다소 있다”며 “내년 소속부 정기심사 때는 올해 실적과 제도 도입 초기 발생한 시행착오들을 모두 검토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문가들은 우량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라도 실제 단기 실적과 주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속부제를 여러 참고사항 중 하나로만 평가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성 한화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상장사라고 해도 소속부제는 기본적으로 후행정보기 때문에 실적과 주가가 반드시 좋게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코스닥시장에는 단기 실적이 나빠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과 반대의 경우가 혼재돼 있는 만큼 여러 요소를 두루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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