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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글로벌IB시장' 진출한다

홍콩·英법인, 지점으로 전환… 해외 네트워크도 재조정


국민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시장 진출에 관한 청사진을 다음달 안으로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은 내년에 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은 타행 대비 미래 먹거리가 부족한 국민은행의 현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개인고객 시장에서는 국내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자산관리(WM)나 기업금융 등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사업부문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BCC은행 인수와 관련, 1조원 가까운 손실을 본 후 추진동력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10년 내로 당기순이익의 4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겠다는 KEB하나은행이나 카드와 보험 등 관계사들과 협력을 통한 해외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을 계획 중인 신한은행, 마이크로파이낸싱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시장을 노크 중인 우리은행 등과 비교하면 글로벌 부문에서의 격차가 크다.

단 IB 부문에서만큼은 국민은행이 이들 은행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 IB본부 직원은 현재 120명가량으로 매년 1,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올 1월 국내 IB 시장 최강자인 KDB산업은행을 제치고 인천국제공항 철도사업을 따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12곳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해외 IB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특히 홍콩과 영국 현지법인을 지점으로 전환, IB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쉽게 융통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법인의 경우 출자나 예수금 등 자금조달 방법이 제한적인 반면 지점은 본국에서 바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IB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비교적 쉽게 마련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점으로의 전환은 현지 리테일 고객 확보는 사실상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그만큼 국민은행이 해외 IB 시장 진출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홍콩과 영국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하면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중국 한 곳밖에 남지 않게 된다.

국민은행의 행보에 다른 은행들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해외 IB 시장 진출 성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전략도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저리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느냐인데 글로벌화된 화폐를 보유한 미국·유럽·일본계 은행에 비해 한국계 은행은 불리한 점이 많다"며 "이 같은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는 국민은행이 해외 IB 시장에서 얼마만큼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청사진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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