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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문화 준비해야
입력2004-02-13 00:00:00
수정
2004.02.13 00:00:00
언제부터인가 `유비쿼터스`가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e-코리아`를 넘어 `u-코리아`를 만들자는 선언을 하며, 유비쿼터스 허브 국가야말로 미래의 디지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목표라고 발표했다. `유비쿼터스`란 얼추 요약해보면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을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의 흐름 속에 포섭하는 시스템, 그리고 그것의 운용을 가리킨다. 전자정보로 네트워크화된 시스템 안에서 나의 몸은 스마트태그ㆍ생체인식센서ㆍ위치추적장치ㆍ이동단말기 등과 `접속`된다.
그렇지만 유비쿼터스 사회는 전자감시 사회가 올지 모른다는 끔찍한 공포와 함께 당도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이면에 깃들어 있는 강박적인 두려움을 잘 표현한다. 일전 개봉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섬뜩한 장면은 주인공이 미래의 `갭`이라는 옷가게에 들어갔을 때일 것이다. 놀랍게도 컴퓨터는 그의 신분과 취향을 확인하고 그에게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알려준다. 그의 홍채를 인식한 컴퓨터가 그의 신상정보를 읽고 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그 영화는 숨을 곳이 없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악몽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함축하는 미래 디지털 사회의 장밋빛 꿈을 불안하게 응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보기술(IT) 강국의 청사진만이 난무할 뿐 그것이 초래하는 문화적 충격을 헤아리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
기술은 단순히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세계를 편성하고, 삶의 의미를 만드는 데 깊이 관여한다. 사생활이라는 은밀한 삶의 세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불안감은 보안장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생활이라는 강박관념을 더욱 악화시키고 언젠가는 병적인 히스테리로 이어질 것이다. 유비쿼터스 사회의 복음을 제창하기에 앞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초래한 문화적 위기를 서둘러 살펴봐야 한다.
<서동진 <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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