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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공장 유치… 대형마트 규제 강화… 空約으로 기업만 멍든다

후보들 공약 미이행 땐 기업에 화살<br>대외 신인도·브랜드 이미지 등 타격

국민의 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이남기(무소속) 전북 김제ㆍ완주 후보는 "현대자동차의 증산 계획에 따라 공장 적임지가 검토되고 있다"면서 "현대차 제8공장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공식 입장은 전혀 다르다. 중국을 제외하고는 국내외 어디든 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내세워 만도 등 한라그룹 계열사의 공장을 김제 지평선산단에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한라그룹 최고경영진이 곧 직접 김제시장과 투자계획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지만 만도 측은 "확정된 투자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 총선에 입후보한 일부 후보가 대기업과 관련한 공약을 쏟아내면서 해당 기업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이같이 확인되지 않은 공약이 대외 신인도, 브랜드 이미지 등 핵심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크게 긴장하고 있다.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기업에 남을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충남 행정부지사를 지낸 현역의원으로 아산에 입후보한 이명수(자유선진당) 후보도 비슷하다. 100만㎡ 규모 현대차 아산 제2공장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물론 현대차는 아산2공장 계획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언젠가 현대차가 아산에 두 번째 공장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과연 있겠느냐"고 혀를 찼다.



이처럼 대기업으로부터의 투자유지→고용창출→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공약은 이미 후보들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아 선거 때마다 대형 제조업체를 괴롭히고 있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는 유통업체들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골목상권 영세 자영업자들의 표를 의식한 공약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경식(새누리당) 청주흥덕갑 후보와 우윤근 전남 광양ㆍ구례 후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겠다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그렇다면 지난해 도입된 전통시장 1㎞ 이내 신규점포 개설 금지 제도는 뭐냐"고 난감해하고 있다.

문제는 후보자들의 이 같은 공약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훗날 지켜지지 않은 공약에 실망하거나 분노하게 되고 원망의 화살은 기업에도 돌아간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렇다고 선거 운동 중인 후보자의 공약을 일일이 부인하기도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저 회사 이름이 덜 거론되기를 바라면서 조용히 있는 것만이 유일한 대응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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