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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17일부터 '버자이너 모놀로그'

여성이 스스로 털어놓는 자신의 성기이야기사석에서 자신의 성기에 대해 질펀한 농담을 늘어놓는 남성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성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 또 이런 류의 대화가 이어질 경우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메모리화 돼 있는 쪽은 늘 여성이다. 그래서 이는 성희롱의 주된 소재가 돼 왔다. 어찌 보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여성의 성기에 대한 독백은 남성의 그것과는 달리 오랜 세월동안 금기시돼 왔다. 그것이 이야기되는 것은 돈을 주고 산 여성, 소유물쯤으로 여겨지던 아내 같은 '남성의 시선' 하에서 뿐이었다. 그래서 소유자인 여성들은 이런 대화가 이어질 때마다 늘 소외돼야 했고 수치심, 때로는 음란함을 느껴줘야 했다. 그래서 이런 연극이 나왔나 보다. 오는 18일부터 6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에서는 미국인 이브 엔슬러 원작의 '버자이너 모놀로그(The Vagina Monologues) '가 공연된다. 연극의 주제는 간단하다. 여성의 성기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버자이너(Vagina)'란 우리말로 여성의 질(膣)쯤을 뜻한다. 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니다. 비속어나 음란어가 아니고서야 여성의 성기를 표현할 단어가 우리에게 없기 때문이다. 극작가이자 시인, 사회운동가인 이브 엔슬러는 '버자이너(Vagina)'라는 주제하에 200여명의 다양한 여성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묶어 희곡을 썼고 이를 지난 96년 뉴욕 무대에 올렸다. 물론 현재까지도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공연중이다. 세 여자가 등장해 각자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공연에는 김지숙, 이경미, 예지원 등 3인이 출연한다. 연출은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이혜경 대표가 맡았다. 원작은 17개 장이지만 국내 공연에서는 이 중 10개 장만이 다뤄진다. 또 인터뷰 내용이 정리된 '여성의 성기가 털어놓는 독백들(북하우스)'이라는 책도 발매중이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밀이 됩니다.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과 잘못된 신화가 되기 쉽습니다. 나는 언젠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말이다. 우리에게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외칠 시점이 온 걸까. 궁금하다면 공연장으로 가 보면 된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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