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차석용(60)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유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화려한 경영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0대그룹 내 기업 한 곳에서 10년 이상 장수 경영자를 유지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차 부회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직 유임이 확실시된다.
경기고와 뉴욕주립대를 졸업하고 코넬대 경영학 석사와 인디애나대 로스쿨을 나온 차 부회장은 1985년 미국 P&G 사원으로 입사한 뒤 1999년 한국P&G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현재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공채 출신이 아닌 차 부회장은 2011년 말 이례적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이 합류한 이후부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대표 브랜드 하나 없던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에 메스를 댄 차 부회장은 오휘와 후 등 고급 기능성 화장품 위주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빌리프, VDL 등 트렌드를 공략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고객층을 넓혔다. 생활용품 부문 역시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군살을 빼고 영업이익을 높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차 부회장의 장수 비결로 꼽힌다. 대표직을 맡으며 성사시킨 인수합병만 11건에 달하는 차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LG생활건강 품에 안으며 음료 사업을 시작해 다이아몬드샘물(2009년), 영진약품 드링크사업부문(2013년)까지 영토를 넓혔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더페이스샵(2010년)ㆍ일본 긴자스테파니(2012년)·일본 에버라이프, 캐나다 후르츠앤드패션(2013년) 등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차 부회장의 취임 첫해인 2005년 매출 9,678억원에 영업이익 704억원을 기록했던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3조 8,962억원, 영업이익 4,45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3ㆍ4분기 매출 1조 1,518억원, 영업이익 1,45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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