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행남자기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은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해 인수합병(M&A)설에 불을 지핀 바 있다. 행남자기는 지난 13일 김용주(김유석 대표의 아버지) 회장의 모친인 김재임씨를 포함해 동생인 김태성·홍주·태영씨 등이 보유주식 124만5,156주(20.62%)를 장외 매도했다고 밝혔다. 매각단가는 모두 3,000원이었다. 매각 상대방은 모두 일반 개인으로 이들은 경영컨설팅 회사인 이엘글로벌컴퍼니가 추천한 투자자들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오너 일가인 김태수·태우씨도 각각 지분 0.36%와 0.01%를 팔았다. 이로써 김용주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측 보유 지분율은 58.68%에서 38.06% 로 감소했다. 2010년 이후 지분율 변동이 거의 없던 행남자기에 대규모 지분 변동이 생긴 것이다.
M&A 업계는 이번 지분 매도를 행남자기 오너 일가의 경영권 매각을 위한 첫 단계로 보고 있다. 행남자기 경영진이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우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해 자신들의 지분 비율을 낮춰 몸을 가볍게 한 뒤 최종적으로 제3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행남자기는 지난 2009년 이후 경영악화로 M&A 업계에서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돼왔지만 최대주주 측의 비율이 높아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행남자기는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행남자기가 이번에 오너 지분 20%가량을 인수한 개인을 상대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최대주주가 단숨에 바뀔 수도 있다.
국내 M&A 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측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회사에 출연했다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겠지만 이번 계약은 최대주주 측이 보유 지분을 특정인에게 판 구주매출로 전형적인 캐시아웃 딜(Cash out deal·현금 확보 거래)"이라며 "표면적으로는 투자자를 유치해 신규 사업을 모색한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두고 지분 매각이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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