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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준 연세대 금속공학과 교수(특별기고)

◎무한경쟁시대의 철강산업 발전방향우리나라의 OECD 가입은 무한경쟁을 예고하면서 기간산업인 철강산업의 질적 선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철강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치부했던 미국과 일본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무한경쟁시대를 준비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철강업계는 현재의 불황에 대하여 단기적으로는 인원삭감, 감량경영을 통하여 대응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있는 공정에 의한 수요강종의 합리적 공급체계와 강종별 제품력 향상 등을 도모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공급체계는 생산공정에 따라 사용원료와 제품력이 대부분 결정되므로 원료수급의 안정성이 중요한 경쟁력 요소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철강업체, 특히 전기로업체의 불황원인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철강기술은 고로­전로방식(이하 고로공정으로 약칭)에 의한 고부가가치 판재류생산체제와 고철­전기로방식(이하 전기로공정으로 약칭)에 의한 조강류 및 특수강생산방식으로 구분되고 있다. 따라서 수요강종의 구성비에 따라 조강류의 전기로공정과 고로공정의 판재류는 적정공급수준이 유지되어야 하며 고철 수출국인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전기로 공정의 구성비는 30∼4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만성적인 가격, 품질, 수급 불안정성 그리고 기술한계 등으로 전기로 제품을 철근 및 형강류에 한정시킴으로써 국내경기에는 민감하지만 국제경쟁력의 한계를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는 2000년 이후에는 고철의 국내자급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적인 예상도 있으나 국내 고철의 질적인 악화경향이 양질고철의 수입을 증가시킴으로써 전기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한계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전기로업계는 전기로 및 용융환원공정, 박슬래브기술 등의 결합을 통한 제품력 향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중저가 판재류에 한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고로공정은 석탄과 철광석의 장기적인 수급안정성과 높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제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중공업 등의 국제경쟁력에 주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고로업계는 동시에 생산과 원료 탄력성 확보, 제품의 확대를 위해 고로공정과 전기로를 결합시킴으로써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로업체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생존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같이 전기로 공정과 고로공정은 제품, 원료, 기술에 대해서 경쟁적 관계라기 보다는 상호보완과 경쟁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합리적인 공급체계를 이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강종의 변화와 공급체계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2000년 전기로 비중이 50%를 넘어 미국이나 일본, 독일의 30­40%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OECD 가입과 함께 산업구조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는 2000년께 열악한 고철자원 사정에도 불구하고 제품력이 고로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기로 부문에 신증설을 집중함으로써 ▲좁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 ▲고철 및 에너지 수급의 어려움 ▲제품경쟁력의 한계로 인한 다양한 문제점에 당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구조의 선진화에 필수적인 고급 철강소재의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수요불균형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만 하다. 2000년의 국내 철강재 부족량에 대해 5백만톤이다, 1천6백만톤이다 하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무한경쟁시대의 국내 수요는 무의미하며 질적인 제품경쟁력 확보가 경쟁력의 주요소가 되리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하여 한국 철강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공정별 독점적 발전보다는 생산업체와 공정간의 상호 경쟁체제와 합리적 강종 공급체계 구성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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