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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경제의 힘] 양재.포이 벤처타운 르포
입력1999-01-05 00:00:00
수정
1999.01.05 00:00:00
서울 강남의 양재역에서 차로 약 10분거리에 있는 서초구 양재동과 강남구 개포4동(일명 포이동)일대. 양재동과 개포4동을 가르는 경계도로 양옆으로 여느 거리처럼 커피숍, 음식점, 술집등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이 빼곡하다.지하에 「00단란주점」, 1층에 「OO커피숍」이 있는 6층짜리 건물. 3층으로 올라가자 「와이드텔레콤」이란 회사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96년에 창업하면서 이곳에 왔습니다. 흔히 포이밸리로 불리는 이 지역은 무선호출기업체와 같은 정보통신회사들이 모여있고 임대료가 싼 장점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박승용부장은 이 지역에만 약 17개의 정보통신회사가 있어 서로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은 지난해 23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하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창업한지 2년만에 직원 68명, 수출 1,000만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와이드텔레콤은 벤처기업의 자생군락지인 이곳 포이타운에서 성공한 기업중의 하나다. 포이벤처타운에는 성공의 꿈을 안고 날밤을 지새는 벤처기업들이 많다. 줄잡아 300~400개가 된다.
이들 기업들은 90년대초부터 싼 임대료와 교통이 편리한 잇점때문에 이곳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렇게 자생적으로 형성된 양재·포이벤처타운에는 한국의 빌게이츠를 꿈꾸는 젊은 기업가들의 땀냄새가 짙게 배어있다. 대부분 5명내외의 영세기업으로 업종은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전기전자등이다.
와이드텔레콤에서 대로를 건너 삼호물산쪽 주택가로 들어서자 역시 작은 빌딩들마다 회사간판이 곳곳에 내걸려있다.
카센터옆 6층짜리 대창빌딩의 「태하메카트로닉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20대 초반의 젊은 직원들이 컴퓨터모니터가 놓인 책상에서 PCB회로기판을 붙들고 작업에 여념이 없다. 모두 티셔츠에 청바지의 편한한 차림이다. 이들에게서 벤처기업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임상희 사장은 『2년전부터 런닝머신 개발에 착수해 쏟아부은 개발비만 10억원이 넘는다』며 『올해는 본격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재·포이벤처타운 여기저기서 이런 부푼 기대를 안고 짧게는 1, 2년 길게는 4, 5년이상 이곳을 지킨 창업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양재·포이타운은 기회의 땅이다. 초봉 100만원내외의 박봉을 마다않고 밤낮없이 개발에 몰두하는 직원들도 미래의 창업을 꿈꾸는 사장지망생들이다.
그러나 태하메카트로닉스 인근에 있는 에스앤에스테크놀로지의 이보순사장은 포이벤처타운이 결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 지역이 집중개발된데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전국적으로 임대료가 폭락하면서 싼 임대료의 장점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만나는 사장들마다 포이벤처타운이 공단지역인 아닌 주거·상업지역인 까닭에 기업규모가 커지면 확장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같은 벤처지원기관이나 정보교류의 장소가 없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창업을 통해 자기를 실현하려는 20대, 30대들의 젊은 꿈이 영글고 있는 양재 ·포이벤처타운. 포이타운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대규모 단지로 성장하지 못한다 해도 이곳의 벤처기업들중 상당수가 미래의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을 이끌어갈 선두기업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송영규·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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