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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한길건축/개인사무소 통합 “중견성장”(한국건축의 산실)

◎92년 대학 선후배 5명 뭉쳐 설립/설계 173 건수행… 작년매출 28억건축계에서 셋 이상의 건축가가 모여 동일지분을 가지고 설계사무소를 공동경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창조적 디자인 작업을 하는 건축가들의 개성이 지나치게 강해 서로 의견규합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불문율을 과감히 깨고 보란듯이 잘가나는 지방의 설계사무소가 있다. 바로 광주시의 (주)한길종합건축사무소(대표 선재규)다. 한길건축은 지난 92년초 광주에서 10년 이상 설계사무소를 경영해온 5명의 중견건축가가 뭉쳐서 만든 설계업체다. 설립초기만해도 광주건축계의 반응 역시 「6개월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6개월이 아니라 6년을 넘기면서 광주에서는 이미 상위그룹의 설계사무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 설계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한 방편중의 하나가 「통합이나 연합」이다. 규모가 비슷한 업체나 성향이 비슷한 건축가들끼리의 연합 및 통폐합은 사무소 경영적 측면이나 작품 활동의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형태이기도 하다. 한길건축의 경우 5명의 건축가 모두가 같은 대학 출신에다 나이와 설계사무소 경영 연륜 등 통합조건이 양호했고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하는 「마음의 통합」이 현재의 사무소를 있게 한 중요한 요소였다. 『통합형 설계업체의 경우 건축가들이 항상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상호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선대표이사는 말했다. 한길건축 수행업무 역시 다른 설계사무소들과 비슷하다. 설계와 감리, 소방시설 설계·감리, 건축물 감정 등이다. 한길건축의 사무소 직원은 현재 93명이다. 이중 건축설계인원은 30여명이고 나머지는 건축감리인원이다. 지난해 설계·감리 업무수행을 통한 사무소 전체 매출은 약 28억원으로 광주지역에서 상위그룹임에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매출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는 인구대비와 건축시장규모에 비해 설계사무소(현재 2백여개사)가 많아 개별 설계업체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곳 건축계의 진단이다. 한길건축이 지금까지 설계한 작품은 조선대학교 학생복지관을 비롯, 총 1백73개다. 지난 2월에는 전남교육청이 시행한 전남학생종합교육관 현상설계에서 서울의 간삼건축과 합동으로 응모, 최우수작에 당선되기도 했다. 한길건축은 특히 각종 현상설계에 많이 응모한다. 이는 직원들의 건축적 창의력과 설계 기술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선재규 대표이사는 지난 71년 조선대학교 건축과를 나와 75년부터 설계사무소를 운영해오다가 92년에 현재의 한길건축에 합류했다. 그리고 현재 이사로 있는 강찬수(49), 김용주(49), 안태경(48), 양동협(49)씨 등 4명 역시 비슷한 시기인 71년과 72년에 조선대학교 건축과를 나온 동문이며 각자 설계사무소를 개설, 운영해오다 지난 92년에 한길건축을 설립했다.<박영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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