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의 8대 회장에 오를 후보군 5명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내부 출신 인사와 포스코를 개혁할 수 있는 외부 인사가 적절히 포함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결국 포스코 차기 회장 자리는 유일하게 제철소장을 거친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을 비롯한 4명의 내부 출신과 KOTRA에서 경영혁신 능력을 입증 받은 오영호 사장의 치열한 경합을 통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내부에서 선정된 4명은 모두 포항제철 당시부터 회사에 몸담고 있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최고경영자(CEO)들이다.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왔으며 사장 후보군 중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해 가장 오랜 기간 근무했고 포스코 수주공정실 담당, 수요개발실 담당, 제품기술 담당(이상 전무)을 거쳐 포항제철소 소장, 탄소강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권오준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 역시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198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 자동차강재연구센터장, 포스코 기술연구소 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등을 지냈다.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포스코에 입사해 홍보실장, 감사실 담당, 인력자원실 담당 등 주로 비생산 부문에 근무했다. 포스데이타·포스코ICT 사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두루 역임하고 포스코 대표이사와 경영지원부문 부문장(사장)도 지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 출신이며 광양제철소 부소장과 포스코건설 플랜트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예선을 통과한 내부 후보는 4명이지만 업계에서는 김진일 사장이 한발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포항제철소장을 지낸 이구택 전 회장, 광양제철소장 출신의 정준양 회장의 뒤를 잇는 후보군 중 유일한 제철소장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정 회장이 차기 CEO 후보로서 시야를 넓히고 경영능력을 키우라는 의미였다는 후문이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외부 인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눈에 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온 오 사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이사관,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 산업자원부 1차관 등을 역임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거쳐 KOTRA 사장에 재직 중이다. 포스코는 4대 회장인 김만제 전 재무부 장관이 1994년부터 1998년까지 회장을 역임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내부 출신 인사들이 회장직을 수행했다. 민영화 이후 최근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포스코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경우 오 사장이 내부 인사보다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 회장 후보 5명을 추린 CEO승계카운슬(협의회)은 이날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후보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후보추천위는 이영선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 회장, 이창희 한국세법학회 국제이사,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 이명우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최종 후보 5명에 대한 내외부 평판 조회, 경영구상 등과 관련한 서류와 면접심사 등을 거쳐 단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후보추천위는 이달 29일 있을 정기이사회에 앞서 다음주에 임시이사회를 열고 심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으로 선정되는 회장 후보는 3월14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이사회에서는 최종적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 추대하는 형식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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