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미끄러지던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1개월 만에 반등했다.
29일 한국은행은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대출(신규 취급 기준) 금리가 3.33%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12월에 주담대를 받은 사람들은 11월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 받았다는 뜻이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월 0.01%포인트 상승한 이래 계속해서 하락해왔다. 반등폭은 지난 2013년 7월(0.04%포인트) 이후 1년 5개월 내 최대다.
이주영 금융통계팀 차장은 "11월까지 은행들이 혼합형 상품을 중심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팔아 목표를 채우고서 12월에는 우대금리를 줄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은행들 스스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 판매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점도 금리가 오르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 잔액은 1,060조3,000억원에 달했다. 4·4분기까지 합치면 1,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세는 주담대가 주도했다. 지난해 9월 3조7,000억원 늘어났던 은행 주담대는 10월과 11월 각각 6조9,000억원, 12월 6조3,000억원 등 매월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기업대출 금리도 5개월 만에 올랐다. 은행의 12월 기업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4.07%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증가폭은 1년 내 최대다. 이 차장은 "기업대출 금리의 벤치마크인 금융채·국고채 등의 금리가 12월 들어 소폭 상승해 기업대출 금리도 올랐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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