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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한국씨티은행 콩나물통장이 구했다

하영구 행장 소매금융 승부수<br>출시 3개월 만에 1조 돌파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연초 5연임에 성공하며 금융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시중은행장 중에서는 최초로 '5연임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지만 정작 하 행장은 부담이 더 컸다. 미국 씨티그룹의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최근 수년간 국내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객이 이탈하고 순익은 오그라들었다. 실제 올 1ㆍ4분기 한국씨티는 당기순이익 572억원을 기록해 부산은행(913억원)과 대구은행(759억원) 등 지방은행들에 순이익을 추월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 초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일부 실적이 밑도는 본부를 통폐합했다. 한국씨티가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PB사업부문도 통폐합됐다. 한국씨티를 대표하던 사업부문이 사라진 셈이다.

하 행장 입장에서는 실적 부문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리테일 부문에서 대표 상품을 만들어 잃어버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야 했다.

고민 끝에 하 행장이 내놓은 해답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 좋은 상품을 만들면 고객이 먼저 알아본다는 가장 단순한 믿음을 바탕으로 상품 기획을 지시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수시 입출금식 예금(MMDA) '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이다.

한국씨티는 연 최고 3.4%의 고금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시중은행들의 MMDA 평균 금리가 1% 선 밑으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금리 수준이다.

예치 기간에 따라 매주 0.38%포인트씩 우대금리를 적용해 9주 뒤에는 최고 3.4%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 구조이다.

하 행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콩나물 통장은 출시 한 달 만에 수신액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5일 수신액 1조원을 달성했다. 하루 평균 1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하며 59영업일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씨티 측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MMDA 상품 성격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수신액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금리 부문에서 과감하게 차별화에 나섰던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하 행장은 직접 상품 홍보에 나설 정도로 콩나물 통장의 성공에 공을 들였다.

지난 5월 콩나물통장 출시 직후 길거리에 나와 주부들에게 콩나물을 나눠주며 상품을 홍보했다. 6월에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콩나물을 이용한 요리법 응모전을 개최, 대상에 선정된 음식을 집적 요리해 직원들에게 대접하며 이를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다.

콩나물을 들고 발로 뛰어다니는 하 행장의 모습은 임직원들에게도 자극제가 됐을 정도다.

한국씨티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영업 부문에서 침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콩나물 통장의 성공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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