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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 "나이롱 환자와의 전쟁"… 의료계 "진료권 침해" 반발

車 사고 경상환자 입원 기준 이달 안 발표<br>손보협 "진료권 보호·비용 절감"<br>의사협 등 "절대 찬성 못해"<br>예외조항 등 막판 진통 예상



금융 당국이 지난해 이른바 '나이롱 환자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보험사기 근절을 위한 방책들을 내놓았지만 사회 곳곳에 사기의 징후는 여전한 듯하다. 보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는 이유다. 때마침 이르면 이달 안에 자동차사고 환자의 입원 또는 통원 기준이 마련된다. 국토해양부는 자동차사고 부재(不在)환자, 속칭 나이롱 환자를 줄이기 위해 경상환자 입원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마련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초안이 나오자 해묵은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일 공개한 초안을 두고 일부 의료계는 진료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으며 보험 업계는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예외조항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경상환자 입원 가이드라인 제정=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사고 경상환자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말 정부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의 일환이다. 올 3월 가톨릭대 산학협력단에 용력을 의뢰한 '자동차사고 환자 입원∙통원 가이드라인'은 7일 공청회에서 초안이 공개됐다. 초안에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를 성인과 소아(만 12세 이하)로 나눠 입원 기준을 제시했으며 목 부위인 경추부와 허리 부위인 요추부 환자의 입원 기준도 담겨있다. 당시 공청회에서 의료계(병원협회)와 보험 업계(손해보험협회), 소비자단체(한국소비자원) 등이 참석해 합리적인 입원 기준을 마련해 나이롱 환자를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경상환자 입원 기준은 피해자의 적정 진료보장과 의사의 진료권 보호, 사회적 비용절감 등을 통해 국민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제도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등 일부 의료계 반발=하지만 의사협회를 비롯한 일부 의료계에서는 이번 용역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 초안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의사의 진료권 침해. 의사협회는 최근 성명에서 "의사의 진료권은 안중에도 없는 매우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가이드라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의사 고유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등 자존심에도 커다란 상처를 주기 때문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보험 업계도 용역 결과에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경상환자 입원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가이드라인이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인데다 예외조항(의학적 또는 기타 이유로 통원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의사가 판단되는 경우)을 뒀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타 이유 등 불확실하고 주관적인 예외조항 등을 두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보 수가고시 개정 등 범규범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연말까지 활용방안 마련=정부는 각계 의견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오는 10월 초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2~3개월간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지에 대해 각 부처와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입원 기준 마련은 개선의 출발점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활용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의료계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의료계 자체에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외부에서의 개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보험 업계에도 입원 환자에게 더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상구조의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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