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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13] 문화산업이 창조경제 뿌리… 한국만의 스타일 살려야

■ 데이비드 스로스비 맥쿼리대 교수 인터뷰<br>게임·음악·관광·비디오 사업 등 아이디어 구체화<br>창의적 소기업·인력 양성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


데이비드 스로스비(사진) 호주 맥쿼리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최근까지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에 머물렀다. 마케도니아의 문화유적지를 어떻게 재건하고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지를 연구하는 세계은행의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문화산업과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 사이의 영향과 관련해 유네스코에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창조성과 문화산업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문화경제학자로 유명하다. 무형의 역량과 자원을 키워 가시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뜯어볼 수 있는 적임자인 셈이다. 30일 '서울포럼 2013'에서의 기조강연에 앞서 미리 스로스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 정부, '창조경제' 개념 좁혀라=그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 "다소 개념이 넓은 것 같다"며 좀 더 구체적인 산업에서부터 시작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학이나 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문화 등도 큰 그림에 속하기는 하지만 창조경제의 성장을 촉진할 문화산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스로스비 교수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인재들이 혁신을 일으켜 기술적 변화를 낳고 이는 생산성 제고로 이어져 결국 경제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이론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영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영국은 지난 1997년 '창조산업(Creative Industries)' 육성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했다.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조성과 기술ㆍ재능을 활용해 지적재산을 생산함으로써 부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영화제작자나 TVㆍ비디오게임 프로듀서, 애니메이터 등에게는 세금혜택을 제공했고 영국영화협회(BFI)에 투자했다. 꾸준한 소통과 규제완화에도 나섰다. 덕분에 영국의 창조산업은 현재 연간 360억파운드(약 62조원) 규모로 종사자 수가 150만명에 이른다. 영국의 전체 수출액 중 10%는 창조산업이 차지한다.

◇창의적 소기업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핵심=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스로스비 교수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그는 "몇몇 사람이 모여 혁신적인 일을 해내는 창의적 소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로스비 교수는 "개별적으로는 작은 조직들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와 재능을 위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스로스비 교수에 따르면 창조적 노동자(Creative Worker)는 게임ㆍ영화ㆍ음악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원천이다. 주변 동료와 조직 전체, 심지어 다른 업계로까지 자극을 전달해 '창의성의 파도타기'를 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들의 교육과 훈련을 맡을 경우 쉽사리 관료주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느냐"고 묻자 "자세한 내용은 기조강연에서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스러움'이 관건… 한국 잠재력 충분=물론 창조경제는 애매한 개념이다. 그만큼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기다리기가 어렵다. 심지어 창조산업의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거나 불확실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스로스비 교수는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창조경제ㆍ창조산업을 위한 조언도 들어봤다. 스로스비 교수는 "한국은 게임ㆍTVㆍ비디오ㆍ음악ㆍ관광ㆍ디지털산업 등 상당히 넓은 분야에서 이미 성공 사례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 또 높은 수준의 기술과 삼성 같은 강력한 제조사도 있다"며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실제로 구현될 연결고리를 이미 갖고 있고 문화경제 성장의 잠재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한국스러움(Koreaness)'이 어필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스로스비 교수는 "최신 음악, 현대 미술이라도 그 나라만의 문화와 정체성이 녹아나기 마련"이라며 "'강남스타일' 같은 한국의 최신 음악에도 한국적인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3의 이틀째 기조강연에서 창의성과 문화발전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할 계획이다.

■ 데이비드 스로스비는 누구

창조·문화경제학 등 독보적 연구로 명성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예술과 문화경제학에 대한 독보적 연구와 저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석학이다. 유네스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사업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으며 최근에는 창조경제학, 문화산업,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과 문화, 예술가의 경제적 역할, 경제정책과 문화정책의 관계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8개 국어로 번역된 '경제학과 문화(Economics and Cultureㆍ2001년)'를 비롯해 '문화정책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Cultural Policyㆍ201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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