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경제가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고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은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금이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와 가스 수출 규제 자유화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기록적인 저성장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4%로 잡고 있으나 1월부터 5월까지의 성장률은 1.8%에 그치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7%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진한 성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 같은 부양책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현대 러시아 경제체제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이번 발표를 두고 "정책에 주요한 변화가 없다"며 "러시아 경제에 대한 도전은 심각한 데 비해 개혁의 속도는 느리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투자환경 개선 등 구조적 변화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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