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전환 잠재물량이 상장주식의 20%를 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정도 물량이면 해당기업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최대주주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특별히 조심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 들어 CBㆍBW를 발행한 기업들중 외국계 투자자들이 이를 인수한 곳은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어울림정보, 유비스타, 현대아이티, 유비다임, 은성코퍼레이션, 실미디어, 옵토매직, 쌈지 등이다. 이중 유비스타, 실미디어, 옵토매직 등은 이미 기존 외국계 투자자들이 상당량의 CBㆍBW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에 추가 인수해 주식전환 가능물량이 상장주식의 20%를 넘어섰다. 쌈지, 어울림정보 등은 15%를 상회했다. 실미디어의 경우 최근 발행한 1,000만달러의 BW를 DKR오아시스매니지먼트컴퍼니가 인수하면서 BW물량이 기존 217만8,868주(12.54%)에서 584만4.013주(22.02%)가 늘어나 총 802만2,881주(34.56%)에 달한다. DKR오아시스는 이에 앞서 유비스타의 3,000만달러 CB도 인수해 1,166만5,838(28.94%)를 보유하고 있다. 실미디어와 유비스타 모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각각 14.93%, 22.38%에 불과해 워런트가 행사되거나 주식전환이 이뤄질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실미디어 관계자는 “DKR오아시스의 BW인수는 순수 투자목적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미국계 투자사인 OZ매니지먼트엘엘씨도 쌈지의 CB물량 19.08%(329만700주)를 확보한 것을 비롯해 현대아이티와 유비다임의 CB도 추가 인수해 각각 12.71%(1,603만3,142주), 11.19%(1,776만6,216주)의 CB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OZ매니지먼트는 이전에 현대아이티와 유비다임의 CB를 인수한 뒤 장내매도해 차익을 실현한 바 있다. DKR오아시스매니지먼트, OZ매니지먼트엘엘씨 등은 그동안 CBㆍBW를 싼값에 인수해 차익실현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물량보유만으로 해당기업의 주가는 기본적으로 급락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실미디어의 경우 현재 주가가 1,290원으로 BW행사가(1,180원)보다 높아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할 경우 워런트 행사가능일인 오는 22일부터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CBㆍBW를 발행한 기업은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을 항상 안고 있다고 봐야 된다”며 “잠재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가는 물론 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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