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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긴 포항건설노조 파업] 이젠 '노사 평화의 도시'로

"新노사문화로 지역경제 회복하자" <br>"포항경제 5,300억원 유무형 피해로 큰 타격" <br>노·사·민 "신뢰 쌓아 파업고리 끊어야" 한마음

포스코에서 바라본 포항시내 전경

포스코 파이넥스 공사현장

박두균 포항전문건설協 회장

최영우 포항상의 회장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으로 지역경제가 발전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83일간의 지긋지긋했던 포항건설노조 파업이 종지부를 찍었던 지난 20일. 포항시민들은 일제히 “파업 타결 환영, 이제는 경제발전이다”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내 걸었다. 또 상당수 시민들은 이날 시내 곳곳의 음식점과 호프집 등에 모여 파업 타결 소식 등으로 밤 늦도록 담소를 나눴다. 건설노조 파업 탓에 극도로 움츠려 들었던 지역 경제가 비로소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노ㆍ사를 포함한 51만 포항시민 들에게 또 다른 희망으로 찾아 들었기 때문이다. 시민 하모씨(41ㆍ포항시 죽도동)는 “이번 파업으로 포항이 어느새 파업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것 같아 가슴이 저리다”며 “이제는 파업의 고리를 끊고 노사평화의 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박모씨(48ㆍ포항시 해도동)는 “강성노조의 맹목적인 파업은 이젠 노조원들에게도 지지를 얻지 못한다”며 “이번 파업을 계기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노사문화 정착이 절실함을 대다수 노조원들이 절감했다”고 밝혔다. ◇지역경제에 상처만 남긴 파업=포항건설노조 파업 사태는 노조가 포스코 본사를 점거한 이래 무려 83일간 지속됐다. 포항건설노조의 장기파업은 끝났지만 쇳물로 일군 세계적인 철강산업도시 포항의 지역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이번 파업으로 포항의 지역경제계는 유무형의 피해를 합쳐 5,300여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발주사인 포스코는 파업기간 동안 포항제철소내 34개 현장의 공사 중단으로 철강생산 지연 등에 따른 기회 손실 피해를 하루에 46억원씩 감수해야 했다. 포스코는 이 때문에 자체 기술을 통해 개발한 최첨단 친환경 철강 제조공법인 파이넥스 공장의 준공시점을 당초 올 연말에서 내년 3월말로 연기해야하는 쓰라린 상처를 입었다. 포스코는 포항시 세수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만큼 지역경제의 기둥이나 다름없다. 한해 포항시에 납부하는 지방세만 700억원대에 달한다. 그러나 포스코는 지난 파업기간 동안 간접피해 3,800여억원과 건설노조원의 본사건물 점거에 따른 직접 피해 16억원 등 천문학적 피해를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여기다 파이넥스 등 각종 공사현장의 공기지연에다 초유의 본사 점거 사태로 입은 글로벌 이미지 손상 등 이번 파업은 지역경제 전반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포항지역에 신노사문화 정착되나=포항시민들은 이번 파업 타결을 계기로 포항지역에 ‘신 노사문화’가 정착되기를 한결같이 기대하고 있다. 포항건설노조는 지난 87년 이후 올해까지 19년 연속 파업을 벌여 포항시민들에게 ‘파업도시’라는 불명예를 떠안겼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포스코가 올해로 19년 연속된 파업의 고리를 끊고 포항지역에 신 노사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구심점 역할을 맡겠다고 자처하고 나서 시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파업 타결과 관련, “파업으로 표출된 이해 당사자간의 갈등이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지역 경제가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던졌다. 포항건설노조측도 이번 파업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드는데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번 장기 파업동안 ‘법과 원칙’을 내세운 사측의 강경대응앞에 노조 스스로 붕괴되는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에 따라 앞으로는 파업을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사용자측과의 노사신뢰 구축에 적극 나서는 한편 등을 돌린 시민들로부터도 사랑을 받는 노조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박우열 홍보팀장은 “파업으로 빚어진 지역내 갈등 해소와 경기침체 수습을 위한 방안을 현재 적극 검토 중”이라며 “지난 23일 개최된 시민화합행사를 포함,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신 노사문화 구축을 위한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포스코 34개 공사현장 '재시동'
파이넥스 공사도 3개월만에 작업 정상화
“포스코는 우리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현장으로 복귀하니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상쾌한 기분입니다” 포항건설노조 파업 종료 후 현장 공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지난 25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내 각 공사현장에는 파업으로 일손을 놓았던 건설노조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푸른 작업복을 새로 다려 입은 노조원들은 장기 파업의 후유증을 떨쳐 버린 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공사현장을 바로 세우느라 벌써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포스코내 34개 작업현장에는 노조원 1,838명이 출근했다. 비노조원을 포함하면 3,800여명이 넘는다. 포스코의 차세대 최첨단 철강공법인 파이넥스 공사현장의 조업이 힘차게 재개된 것이다. 파업 이후 무려 3개월만의 정상 조업이다. 파이넥스는 기존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는 포스코 기술의 결정체로 세계 철강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넥스는 5만4,000평의 부지에 건설되며 연간 조강생산량은 120만톤에 달한다. 당초 올해 말 완공 예정에서 건설노조의 파업으로 공정이 3개월 연기가 불가피해졌지만 노사 모두 공정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하루 평균 2,000여명의 인력들이 이곳에서 조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상훈 포스코 파이넥스 엔지니어링 그룹리더는 “그동안 파이넥스 공사가 중단돼 못내 안타까웠다”며 “파업 종결에 따른 새로운 마음으로 파이넥스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건설업체들도 조업재개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포항전문건설협의회 박두균회장은 “파업으로 34개 현장의 공사가 상당부분 지연됐다”며 “이제 노사는 건설의 땀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포항=곽경호기자 ● 포항 경제단체장 인터뷰
박두균 포항전문건설協 회장 "근로자 복지·고용 늘리고 노사 함께하는 행사 추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하는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에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사용자측 대표인 박두균(사진) 포항전문건설협의회장은 “이번 파업이 던져준 교훈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근로자 복지와 고용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회장은 “이번 사태로 지역민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린 점에 대해 업계를 대신해 무척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앞으로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건설업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회장은 “장기 파업의 영향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앞으로 다양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업계차원에서 실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측과 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죽도시장 장보기와 지역상가 이용하기 행사를 우선 실시하고 향후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노사가 함께하는 지역경제돕기 행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회장은 “이번 사태는 노사 모두가 피해자인 만큼 노조와 사측이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노사상생문화를 서둘러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일부 건설 업체는 심한 자금난으로 업체와 근로자 모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역금융권에서 적극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최영우 포항상의 회장 "노·사·민 모두 참여하는 대화합의 장 마련 시급" “장기 파업으로 흐트러진 지역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노ㆍ사ㆍ민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합의 장 마련이 시급합니다” 포항지역 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최영우(사진) 포항상공회의소회장은 “이번 건설노조 파업기간동안 겪어야 했던 지역경제 침체 사태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노사와 시민들간에 생긴 고통의 상처를 씻는 일이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건설노조 사태로 시민들은 물론 경제계가 뼈아픈 아픔과 고통을 느낀 만큼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며 “시민과 근로자, 기업인 모두가 힘과 마음을 합쳐야만 침체된 지역경제도 조속히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80여일 동안 끌어온 포항건설노조 파업사태로 포항의 경제,사회 전반에 큰 타격을 줌은 물론 대규모 집회장으로 변모됨에 따라 엄청난 이미지가 손상된 것이 안타깝다”며 “파업 타결을 계기로 노조원들은 현장에 복귀하고, 산업평화 정착과 지역경제 발전의 가속도를 내기위해 전 시민들이 함께 하는 대화합의 장을 서두르고 또 자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이번 파업 타결은 노사는 물론 51만 포항시민 모두가 협상타결로 하루빨리 지역 경제 안정을 되찾기를 간절히 기원해준 결과”라며 “이번 파업사태 타결에 시민 모두가 환영의 뜻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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