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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금리 담합 조사 파문 확산] 4000조 IRS시장 불똥튀나

CD금리에 연동 거래 조작 사실로 드러나면<br>계약 해지·청산 속출… 국제소송전 비화 우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파문이 이자율 스와프(IRS) 시장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CD금리 담합 조사 이후 CD금리가 하락압력을 받자 CD금리에 연동돼 거래되는 IRS금리도 연일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 특히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스와프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금융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원화 이자율 스와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2.72%를 기록했다. CD금리 담합 파문이 불거진 지난 17일 이후 0.12%포인트나 하락했다. 5년물 IRS금리도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지면서 최근 4일 동안 0.11%포인트 미끄러졌다.

IRS는 이자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고정금리 이자와 변동금리 이자를 서로 교환하는 형식으로 거래되며 이때 변동금리는 CD금리를 이용한다. 외국계와 국내 기관들이 주로 이용한다. 보통 채권거래에서 쌍방 간 스와프 계약이 이뤄지며 한 쪽은 이자율 변동성에 베팅하고 한쪽은 고정으로 계약을 맺어 서로 이자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추구한다.

문제는 IRS 거래 대부분이 CD금리에 연동된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현재 IRS 거래 규모는 4,492조원이지만 이중 90%가 CD금리에 연동돼 거래된다. 일부 IRS 시장이 통안채 금리에 연동되기도 하지만 CD금리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CD금리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IRS금리가 크게 출렁인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CD금리 조작 파문이 사실로 드러나거나 CD금리 대체상품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경우 외국인들이 스와프 계약을 청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스와프 계약 건별로 조건이 다르기는 하지만 만약 담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외국 기관이 한국 시장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줄줄이 계약을 파기하는 사태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재 은행이나 증권사의 스와프 거래 부서는 비상 상황에 돌입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영국 리보 조작 사태보다는 덜하지만 국제 소송전으로 비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CD금리 담합 파문이 대규모 스와프 계약 해지나 청산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나 기관들은 이미 CD금리 추이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스와프 계약을 맺었다"며 "CD금리 하락 압력에 따른 손절매에 나설 수는 있지만 계약 청산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 회동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증권사들의 CD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임일수 한화증권 대표는 "이득이 나야 담합을 하는 것인데 증권사들은 CD금리를 고시한다고 해서 이득을 보지 않는다"며 "공정위에서 담합으로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만약 담합으로 나오면 주식워런트증권(ELW) 사태 때처럼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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