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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해외채권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돈의 가치가 외국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져 투자 메리트가 높아진데다 내년부터 한국은행과 외화대출 연계 통화스와프 거래를 맺어 낮은 비용의 해외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미국 국채(TB)와 모기지 채권, 에이전시 채권 등 글로벌 초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한은행의한 관계자는 “신용 위기가 닥쳤을 때 미국채 등 해외 우량자산은 바로 유동화가 가능해지는 등 은행의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투자대상의 90%가 한국물에 국한돼 있지만 점차적으로 해외 우량자산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장기적으로 해외 현지법인을 활용해 해외 시장에 능통한 인력을 키우고 해외 점포의 유가증권 데스크의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해외증권투자 부문을 IB사업단 산하에 두고 외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두배나 많은 7명의 외화채권 담당 전문인력을 두고 해외 IB와 신용평가 기관들이 제공하는 ‘레이팅 리포트’를 분석, 해외 우량기업 채권으로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홍콩에 설립한 IB법인을 통해 외국의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장기적으로 국내의 해외시장 분석 역량을 증진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을 중심으로 거래를 해오던 시중은행들이 해외증권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나선 것은 그만한 상황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외국환은행들의 해외유가증권 투자에 허용하기로 한 것도 은행들의 투자 대상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해외자금 조달시 런던은행간금리(리보ㆍLIBOR)에 가산금리를 더한 차입비용을 지불했지만 한은과 통화스와프 거래를 하면 한은이 제공하는 외화는 리보 금리만을 적용받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은행들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해외증권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지만 최근 해외 영업을 강화하면서 해외 시장분석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최근 한국물 가격이 올라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도 투자 대상을 다원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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