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초음파 전자칠판이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팬엔프리와 세솔이 공동으로 개발한 초음파 방식의 원칩 전자칠판은 최근 10만대 이상의 해외 공급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는 등 세계 디지털 교육기자재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며 새로운 글로벌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펜앤프리는 최근 중국의 전자칠판 제조업체인 프리스코프와 수출계약을 맺고 약 150억원 규모의 전자칠판을 공급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이미 지난달 1차 공급분인 2만대를 수출한데 이어 나머지 물랴에 대해 추가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에 이어 현재 미국의 최대 교육컨텐츠업체와 10만대 규모의 전자칠판 수출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다음달 현지 기술진의 2차 실사 방문까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펜앤프리가 조만간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전자칠판시장에서 1위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충기 펜앤프리 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세계 전자칠판 시장 선두업체인 미국 루미다스의 연간 판매량이 30만대 내외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계약 상담과 수주문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내년께 루미다스의 판매량을 앞지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펜앤프리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초음파 방식을 사용해 정확도를 크게 높인데다 제품가격을 10분의1로 낮추는 등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칠판은 컴퓨터와 연결해 디스플레이 용도로 사용되며 펜의 움직임을 파악해 전자판서가 가능한 제품이다. 특히 팬엔프리는 초음파 방식을 사용해 펜의 위치를 인식하는 정확도가 기존 적외선방식 및 카메라 방식, 전자유도 방식의 제품보다 50% 이상 높아졌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초음파 방식은 번개가 친 후 천둥소리가 이어질 때까지의 시간차를 이용해 번개가 친 위치를 계산하듯 초음파를 쏜 후 반사된 시간을 계산해 펜의 위치를 파악하는 원리다. 김 사장은 "세계적으로 200여군데가 넘는 전자칠판 제조업체 중 초음파방식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루미다스와 미미오 등 단 2곳 밖에 없었다"며 "초음파 전문가들이 6년 동안 연구한 결과 지금은 경쟁업체보다 정확도, 필기감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팬엔프리는 무엇보다 600~2,000만원에 이르는 전자칠판의 공급가격을 10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두개의 칩을 사용하던 기존 전자칠판과 달리 여러 칩에서 사용되던 알고리즘을 한곳에 담아 칩의 수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면서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펜앤프리는 현재 초음파 분야에서 19개의 국내ㆍ외 특허를 확보할 정도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김 사장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성능을 올리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출시와 동시에 경쟁업체와 거래하던 바이어들이 공급문의를 요청하는 등 판매 대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세계적으로 교육현장의 기자재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추진되면서 내년 미국의 전자칠판시장만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자칠판의 대중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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