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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기술이 시장을 만든다 광랜등 대대적 투자 "유럽은 전쟁중"양방향서비스 가능한 디지털위성방송등 선봬방송-통신사업자간 상대 영역으로 진출 활발디지털TV·셋톱박스시장선 신규 수요 창출도 특별취재팀 AT&T 유버스의 VOD 화면(위쪽)과 버라이존 파이오스 TV의 VOD 화면. 박종우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사장은 유럽 TV시장은 ‘경쟁’이 아닌 ‘전쟁’이라고 말한다. 이는 LCD TV나 PDP TV와 같은 수상기 판매를 두고 벌이는 세계 TV업체들의 각축전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유럽 시장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는 수상기만이 아니다. 지상파ㆍ케이블TVㆍ위성방송에 이은 제4의 방송 서비스 IPTV가 안방과 거실의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홍콩을 제외하면 IPTV 성장속도가 가장 빨라 기존 방송사업자들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통신업체는 물론 방송업체들도 양방향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소비자들이 방송을 통해 누리는 혜택도 그에 비례해 늘어나고 있다. ◇IPTV가 기술혁명 이끈다=통신업계의 사정도 비슷하다. 브리티시텔레콤ㆍ도이치텔레콤ㆍ프랑스텔레콤 등 유럽 주요 국가의 1위 통신사업자들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공기업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다 민영화된 사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각 나라의 주요 기간망 설치를 주도했으며 여전히 높은 가입자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점유율이 높다 보니 요금은 비싸고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IPTV를 도입하기 전 유럽 인터넷 시장은 아이슬란드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1Mbps 미만의 저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태반이었다. 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있기는 했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빠른 인터넷 속도가 필수불가결하다. 게다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방송업계와 경쟁해야 하는 통신사업자들로서는 이전처럼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없다. 당연히 인터넷 속도는 빨라지고 요금은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60%를 넘고 있다. 그만큼이 잠재적인 IPTV 가입자라는 의미다. 유럽에서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네덜란드에서도 IPTV 등 신규 서비스를 위해 초고속인터넷망을 더욱 확장시키는 투자를 두고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1위 통신사업자인 KPN의 쉬프 바우베 사장은 “초고속인터넷망은 국가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존 인터넷망보다 뛰어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지역에서 초고속인터넷으로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ADSL은 전달 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품질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인터넷망을 이용해 안정적인 방송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 유럽 지역에서는 ‘ADSL2+’ 기술을 이용해 동일한 신호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전달 거리를 두 배 가까이 올리는 데 성공했으며 ‘ADLS2+’는 IPTV의 핵심 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고품질 영상 전달을 위해 영상 압축률이 월등히 좋은 ‘MPEG4’ 방식을 활용, 10Mbps급 이하의 초고속인터넷에서도 DVD급 이상의 방송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IPTV의 활성화로 유럽 디지털TV 시장과 셋톱박스ㆍ방송장비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일어나 주변 산업에도 파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업자도 변화 나섰다=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IPTV의 인기가 예상보다 뜨겁자 이들 국가에서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 기존 유료 방송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방송사업자들도 대응에 나서게 된다. 이들은 이전에는 콘텐츠 전송이라는 방송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했지만 IPTV의 등장, 특히 전화ㆍ인터넷ㆍ방송을 묶은 3중결합상품(TPS)의 등장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변화에 나섰다. 디지털케이블방송이나 디지털위성방송 등 양방향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들 서비스는 IPTV와 유사하게 양방향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입자들이 본질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데다 오랜 방송 노하우를 축적한 방송사업자들이 시청자의 요구를 분석해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험성이 높은 IPTV와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IPTV로 방송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맞대응하기 위해 방송사업자들의 통신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그네스 빈센트 드레이 프랑스시청각최고위원회 위원은 “유럽 지역 케이블 사업자들은 케이블망을 이용한 전화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며 통신사업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위성방송사업자들도 주요 인터넷사업자들에게 망을 빌려 IPTV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방송사업자는 통신사업자들과 제휴를 통해 IPTV를 자신들의 콘텐츠 전송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양면전략도 과감하게 구사하고 있다. 위성방송 사업자들은 IPTV 사업자들과 활발한 제휴를 맺고 미관을 이유로 위성안테나 설치를 꺼려했던 도심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주요 위성방송 사업자인 ‘캐널+’가 IPTV 서비스 사업자인 프리텔레콤에 프리미엄 콘텐츠 형식으로 자사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프리텔레콤 가입자 중 20% 이상이 캐널+의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콘텐츠를 확보하라” VOD동영상은 기본 축구 독점중계에다 지역방송까지 제공 '문제는 콘텐츠다.(It's the Content.)' IPTV 도입을 둘러싸고 세계에서 수많은 논쟁이 일고 있지만 결론은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향해 일갈한 구호인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말은 IPTV 문제에도 그대로 대입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프로토콜 방식이니 광동축혼합망 방식이니 하는 복잡한 기술 방식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안방에서 '더 재밌는' 콘텐츠를 '더 편리하게' 보는 것만 염두에 둘 뿐이다. 우리보다 IPTV를 먼저 도입한 나라들 대부분은 IPTV가 '방송이냐, 통신이냐'를 두고 더 이상 논쟁을 펼치지 않는다. 케이블과 위성방송, IPTV 업체 서로 간에도 영역 다툼은 의미가 없어졌다. 스티브 에포트 전미케이블TV협회(NCTA) 부회장은 "IPTV건 케이블TV건 소비자들에게는 거실에서 TV로 보는 똑같은 방송일 뿐이다. 우리(케이블)와 통신사업자 간에야 기술적 논쟁이 의미가 있지 소비자들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며 "결국 문제는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AT&T는 IPTV 서비스 유버스(U-verse)에 대해 '유버스가 케이블보다 더 나은 10가지 이유(Top 10 reasons AT&T U-verse is cooler than Cable)'라는 제목 아래 IPTV 마케팅을 펴고 있다. 그 중 첫번째로 내세운 건 단연 콘텐츠 품질. AT&T는 "케이블보다 더 많은 HD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더 많은 채널과 더 훌륭한 사운드, 방대한 양의 주문형비디오(VOD) 라이브러리로 소비자를 공략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의 유버스가 케이블보다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마케팅 구호로서 기술이 아닌 콘텐츠를 내세운 점은 분명 돋보인다. 미국 버라이존의 파이오스(FiOS) TV는 지난해까지 2,300여개에 불과했던 VOD 동영상 콘텐츠를 한해 만에 8,600여개까지 늘렸다. 300개 이상의 채널은 물론 워싱턴DC에 'FiOS1'이라는 자체운영 지역 채널을 운영하는 등 해당 방송지역에 버라이존이 직접 편성, 제작하는 채널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샤론 코엔-헤이거 버라이존 대변인은 "FiOS1은 지역 정보채널로서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고자 한다"며 "그간 단순히 프로그램 전송만을 담당했던 것을 넘어 콘텐츠 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는 확실한 '킬러 콘텐츠'인 축구중계가 IPTV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프랑스ㆍ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는 전체 IPTV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패키지를 보기 위해 IPTV에 가입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IPTV 업체인 베르사텔(VersaTel)은 3년간 독일 분데스리가 축구중계 독점권을 구입한 후인 지난 2005년 중반에 IPTV 서비스를 시작할 정도였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공영방송인 프랑스TV가 자국 내 최대 통신업체인 프랑스텔레콤의 IPTV 서비스인 오렌지에 콘텐츠 독점공급 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고 있다. 콘텐츠 독점 제공이라는 불공정 논란이 거세지만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통신사업자와 방송콘텐츠 사업자 간의 제휴도 탄탄해 IPTV 사업자인 카날 DSL은 위성방송 모회사인 카날위성으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아 IPTV인 오렌지, 프리TV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아그네스 빈슨트-드레이 프랑스 시청각최고위원회 위원은 "IPTV의 등장 후 프랑스에서는 콘텐츠 생산과 공급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더 많은 콘텐츠와 다양한 형태의 방송을 접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특별취재팀=송영규차장대우(팀장)ㆍ권경희ㆍ최광ㆍ황정원ㆍ임지훈(정보산업부)ㆍ이상훈기자(뉴미디어부) 입력시간 : 2007/09/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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